![KT 고영표·배제성·엄상백·쿠에바스·벤자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https://dimg.donga.com/wps/SPORTS/IMAGE/2023/08/17/120742180.1.jpg)
KT 고영표·배제성·엄상백·쿠에바스·벤자민(왼쪽부터). 스포츠동아DB
KT의 가장 큰 밑천은 단연 선발진이다. 통합우승을 차지했던 2021시즌부터 ‘선발야구’의 장점을 앞세워 꾸준히 성과를 내고 있다. KT의 최대 강점이 선발진인데, 최근 페이스는 경이로울 정도다.
KT 선발진의 후반기 성적은 15승2패, 승률로는 0.882에 달한다. 고영표~배제성~엄상백~윌리엄 쿠에바스~웨스 벤자민으로 구성된 5인 로테이션이 막강하다. 후반기 22경기에서 선발진의 평균자책점(ERA)은 2.53으로 독보적 1위다. 2위 SSG 랜더스(3.43)보다 1점 가량 낮다.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는 17차례나 작성했다. 이 중 10차례는 QS+(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였다.
효율성도 빼어나다. 이닝당 출루허용(WHIP)은 1.12, 이닝당 투구수는 15.0개에 불과하다. 후반기 KT 선발진의 경기당 투구이닝은 6.0으로, 이 또한 압도적 1위다. 피OPS(피출루율+피장타율)는 0.607밖에 되지 않는다. 효율적 투구를 통해 많은 이닝을 소화하면서도 실점은 최소화하고 있다.
휴식 차원으로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된 고영표는 QS+ 부문에서 리그 전체 1위를 달리고 있다. 후반기 4차례 선발등판(2승무패)에서 ERA는 고작 1.55다. 시즌 도중 KT로 돌아온 쿠에바스는 최근 확실히 살아났다. 후반기 5경기에서 4승무패, ERA 2.25다. 2021년 통합우승 당시의 에이스다운 위력을 떨치고 있다. 엄상백도 4승무패, ERA 2.76, 배제성도 3승무패, ERA 2.42의 호성적을 거두고 있다. 패배를 잊은 둘은 다른 팀 2선발에 못지않은 역투를 거듭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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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투수들이 긴 이닝을 책임짐에 따라 불펜투수들의 어깨는 한층 가벼워졌다. 선발이 QS+를 달성하는 날이면 불펜도 2명만 투입되곤 한다. 강력한 ‘선발야구’ 덕분에 불펜 소모도 크게 줄고 있다. 후반기 KT의 팀 타율은 0.277로 5위지만, 승률은 8할이 넘는다. 타선이 잘 터지지 않는 날에도 선발투수가 흔들림 없이 버텨주면서 많지 않은 득점으로도 꾸준히 승리를 적립하고 있다. 통합우승을 달성한 2021시즌과 흡사한 모습이다.
시즌 초반 주전들의 부상과 부진으로 최하위까지 떨어졌던 KT다. 그러나 6월부터 살아나기 시작해 어느덧 3위로 치고 올라왔다. 선발투수들이 매 경기 호투를 펼치니 상승세가 좀처럼 꺾이질 않는다. 선두 LG 트윈스도 KT를 상당히 경계하는 분위기다. 무더위마저 이겨내고 있는 KT의 행보가 예사롭지 않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