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주권. 스포츠동아DB
KT 위즈 이강철 감독은 최근 주권(28)의 활약을 매우 반가워했다. 주권은 지난달 19일 대전 한화 이글스전부터 개인 7연속경기 무실점 역투를 펼쳤다. 총 7.1이닝 동안 볼넷이 단 2개밖에 없는 공격적이고 안정적인 투구 내용이다. 이 감독은 “점수를 주지 않는 점도 매우 좋아 보인다”며 “위기 상황이야 있었겠지만, 점수를 줬다면 권이도 많이 힘들어했을 텐데 이겨내는 모습을 보곤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결과론적 이야기를 떠나서 원래 권이를 활용할 생각이었는데, 마침 잘해주니 좀더 활용도가 생기지 않겠느냐”고 치켜세웠다.
주권은 KT와 KBO리그를 대표하는 불펜투수다. 2019년부터 4연속시즌 두 자릿수 홀드를 올린 그는 개인통산 109홀드로 구승민(롯데 자이언츠·107홀드), 정우영(LG 트윈스·109홀드) 등과 함께 리그 홀드 계보를 개척해 갈 선수로 평가받는다. 올 시즌에는 오른 팔뚝을 다친 여파로 시즌을 뒤늦게 출발해 후배 박영현, 손동현 등이 그의 필승조 자리를 채운 상황이지만, 최근 역투로 다시 제자리로 돌아갈 가능성을 키운 분위기다.
시기적절한 활약이다. KT는 셋업맨 박영현이 2022항저우아시안게임 참가로 보름 가까이 자리를 비우게 돼 또 다른 필승조 손동현을 당겨 기용해야 한다. 하마터면 주요 보직의 투수들을 연쇄적으로 끌어 써 투수 부족에 시달릴 뻔한 상황을 주권이 면하게 해준 셈이다. 이 감독은 “권이가 한 자리 해줘야 숨통이 트인다”며 “(박)영현이의 공백을 대비해 (손)동현이와 (이)상동이까지 (대체자로) 생각했지만, 1명이 더 필요했다. 권이가 해주면 좋겠다고 바랐는데 마침 잘해줬다”고 반겼다.
이 감독은 주권에게 기꺼이 중책을 맡길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유는 분명하다. 주권만 한 경험과 실력을 두루 갖춘 투수는 급히 찾을 수 없다. 이 감독은 “다른 투수들을 똑같이 기용할 수 있는 상황이라고 해도 제구도 되고 많은 경험을 한 투수는 권이가 유일하다”면서 “단순 경험뿐 아니라 번트수비나 여러 능력이 좋고, 위기관리도 된다. 최근에는 직구도 시속 146~147㎞에 이를 정도로 구위도 좋아졌는데, 제구가 되니 한층 위력을 발휘하게 됐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