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추신수. 스포츠동아DB
SSG 랜더스 추신수(41)에게 편지가 도착했다. 한두 명이 아니다. 발신자는 국군장병들이다. 모두 국방의 의무를 이행해야 해 가족을 부양하지 못하거나 경제적으로 어려운 처지에 놓인 군인들인데, 추신수의 기부로 가족의 생계비나 의료비를 충당할 수 있게 돼 감사한 마음을 담았다. 구단은 11일 “추신수가 취약계층 군인들의 안타까운 사연을 듣고 기부를 결심했는데, 이에 해당 군인들이 감사의 편지를 전달한 것”이라고 밝혔다.
구단에 따르면, 추신수는 취약계층 군인들을 돕기 위해 지난해 일종의 캠페인을 진행했다. 정규시즌 볼넷 1개당 100만 원을 모아 총 7100만 원을 지난해 11월 육군협회에 전달했다. 육군협회는 저소득 가정과 미혼부 군인을 수혜자로 선정해 올해 2월부터 6개월간 총 28명에게 월 50만 원씩 전달했다. 추신수는 2021년 국내에서 뛰기로 결심한 뒤 기부활동을 꾸준히 펼쳐왔는데, 이번 기부로 3년간 누적된 기부금은 총 22억7500만 원에 달한다.
추신수의 도움을 받은 군인들 중 강원도 GOP에서 복무 중인 상병 정모 씨는 “2021년 3월 아버지가 알코올성 치매로 장기간 입원하게 돼 매달 1인 수급자 비용과 아르바이트로 병원비와 공과금을 처리하며 생활하다 입대하게 됐다”며 “병원비가 큰 부담으로 다가와 입대하기 전 최대한 돈을 모았지만, 병원비로 돈이 다 떨어질 무렵 추신수 선수의 기부 관련 공문을 알게 됐다. 그 뒤 지원 대상자로 선정돼 지금까지 군 복무를 할 수 있었다. 훈련소 시절 취침시간이면 침낭에 누워 앞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걱정하며 늘 돈 계산을 했는데, 지금은 그렇지 않다. 추신수 선수와 같은 분들이 존재한다는 사실이 너무도 감사하다”고 사연을 전했다.
또 다른 상병 박모 씨는 “입대 전 어머니와 단둘이 기초생활보장 수급자로 살고 있었다. 내가 입대하면서 80만 원을 지원받았는데, 몸이 불편하신 어머니 홀로 집에 계시니 아들로서 많이 걱정됐다”며 “추신수 선수가 지원한 50만 원을 어머니께 드릴 수 있어 걱정을 덜었다. 전역한 뒤에도 감사한 마음을 잊지 않고 소중히 간직하겠다”고 밝혔다.
추신수는 “야구를 통해 받은 사랑을 도움이 필요한 분들께 나눌 수 있어 기쁘다”며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기 위해 희생하는 군인 여러분에게 항상 감사드린다. 앞으로도 더 많은 분들에게 도움이 되고 싶다”고 말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