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웅, 나균안, 곽빈, 원태인(왼쪽부터). 사진 | 스포츠동아DB, 롯데 자이언츠, 삼성 라이온즈
2022항저우아시안게임에 출전할 야구국가대표팀은 와일드카드를 제외한 선수들 대부분을 만 25세 이하로 구성했다. 과거 야구대표팀을 지탱했던 베테랑 ‘형님’들은 없다. 야구국가대표 세대교체가 이뤄지는 사실상의 첫 대회로 볼 수 있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야구팬들의 이목을 집중시킬 포지션은 단연 투수진이다. 야구대표팀은 올해 3월 열린 제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까지 ‘광현종’으로 불리는 베테랑 투수들에게 선발 중책을 맡겨왔다. 그러나 이번 아시안게임에선 김광현(35·SSG 랜더스)과 양현종(35·KIA 타이거즈) 없이 금메달에 도전해야 한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두 베테랑 좌완의 전유물과도 같았던 ‘에이스’의 배턴을 이어받을 후보들은 공교롭게도 대부분 우완이다. 박세웅(28·와일드카드), 나균안(25·이상 롯데 자이언츠), 곽빈(24·두산 베어스), 원태인(23·삼성 라이온즈)이다.
우완들 대부분이 에이스 후보로 꼽히는 이유는 현재 대표팀 명단에 올라있는 투수들 중 이들이 가장 좋은 컨디션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와일드카드 구창모(26·NC 다이노스), 이의리(21·KIA) 등의 좌완투수들도 명단에 포함돼 있지만, 부상 여파로 인해 정상 컨디션에는 물음표가 붙어있는 상태다.
롯데 에이스인 박세웅은 9월 3경기에서 2승무패, 평균자책점(ERA) 3.18을 기록했다. 시즌 성적도 25경기에서 7승7패, ERA 3.42로 준수하다. 와일드카드로 대표팀에 합류한 만큼, 선발 경험도 매우 풍부한 편이다.
나균안은 풀타임 선발투수로 활약하는 첫 시즌인 올해 21경기에서 6승6패, ERA 3.45로 순항 중이다. 9월 2차례 선발등판에선 승리를 챙기지 못했지만, 모두 퀄리티스타트(QS·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를 작성하며 삼진은 16개나 잡았다.
곽빈은 9월 들어 부진의 늪에 빠졌다가 18일 광주 KIA전에서 6이닝 5탈삼진 무실점 쾌투로 반등에 성공했다. 대표팀 소집 직전 마지막 등판에서 9월 최고의 피칭을 한 만큼 좋은 기운을 안고 항저우로 향하게 됐다. 시즌 성적은 22경기에서 11승7패, ERA 2.97이다.
원태인 역시 9월 3경기에서 1승무패, ERA 2.45로 호조를 보였다. 시즌 성적은 25경기에서 7승6패, ERA 3.17이다. 이들 4명의 우완 외에 문동주(20·한화 이글스)도 선발등판이 가능한 만큼, 이번 대표팀 선발진의 키는 우완이 쥐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10년 넘게 좌완 베테랑들에게 에이스 활약을 기대해왔던 야구국가대표팀이다. 세대교체의 첫 관문에선 일단 우완 영건들이 중책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세대교체의 성공적 출발을 위해선 이들이 항저우에서 가시적 성과를 내는 게 최우선이다.
장은상 기자 awar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