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수원 삼성은 17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서 벌어진 ‘하나원큐 K리그1 2023’ 30라운드 홈경기에서 대구FC에 0-1로 패했다. 이로써 수원은 3연패를 기록했고, 최하위(5승7무18패·승점 22)를 면치 못했다.
이날 경기 내내 수원은 답답한 흐름을 이어갔다. 안병준-박희준의 투톱은 위력적이지 못했고, 8경기 만에 선발출전한 김보경도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고승범-카즈키의 중원조합도 대구 수비진을 뒤흔들 번뜩이는 플레이를 보여주진 못했다.
수원은 후반 절호의 기회를 잡았다. 후반 12분 대구 벨톨라의 퇴장으로 수원은 한 명이 더 많은 상황을 맞았다. 그러나 끝까지 단조로운 공격이 이어지면서 대구 골망을 흔들지 못했다. 오히려 후반 추가시간 수비 집중력이 무너지면서 바셀루스에게 결승골을 허용했다.
이번 패배는 그 어느 때보다 치명적이다. 수원과 함께 잔류경쟁을 벌이고 있는 강원FC가 16일 전북 현대를 3-1로 제압하고 11위로 올라섰다. 이 때문에 수원은 대구전 승리가 반드시 필요했지만, 원하는 결과를 만들지 못했다.
수원 삼성 김병수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김병수 수원 감독도 착잡한 심경을 전했다. 경기 후 김 감독은 “마음이 많이 아프다. 반드시 이겨야 하는 경기를 놓쳐 굉장히 안타깝다”며 고개를 숙였다. 이어 “남은 경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마지막까지 포기하지 않는 정신”이라며 선수단의 분발을 요구했다.
하지만 김 감독이 강조한 정신은 오히려 희미해지고 있다. 수원의 투지와 집중력은 대구전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상대보다 한 명이 더 많은 상황에서도 경기를 주도하지 못했고, 후반 막판 집중력마저 무너지며 실점했다. 수원의 무기력한 모습에 경기장 곳곳에서 응원이 아닌 야유가 나오기도 했다.
남은 일정도 쉽지 않다. 수원은 23일 대전하나시티즌, 30일 인천 유나이티드와 원정 2연전을 치른다. 이어 다음달 8일에는 2위 포항 스틸러스를 상대해야 한다. 투지와 집중력을 강조한 김 감독의 주문에 선수단이 응답해야 할 때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