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도로공사 리베로 임명옥은 프로 19년차인 올 시즌을 앞두고 “팀이 지금 좋은 분위기를 이어가야 한다. 후배들과 행복하게 뛰겠다”고 말했다. 뛰어난 자기 관리로 여전한 기량을 과시하면서도 최고참으로서 후배들을 향한 조언도 아끼지 않는다. 임명옥은 “외국인 선수 부키리치는 물론, 신인과 트레이드 영입 자원들 모두 기량이 뛰어나다. 각자 제 몫을 할 것”이라고 기대를 보였다. 사진제공 | 한국도로공사 하이패스
한국도로공사 리베로 임명옥(37)은 지난 시즌 후 미들블로커(센터) 정대영(42)이 FA(자유계약선수) 자격을 얻어 GS칼텍스로 이적하면서 팀의 최고참이 됐다. 지난 18시즌 동안 5번의 챔피언결정전 우승과 4시즌 연속 베스트7 리베로 부문 수상 등 화려한 족적을 남겼지만, 여전히 19번째 시즌이 설렌다.
경북 김천 도로공사체육관에서 만난 임명옥은 “아직도 2005년 신인드래프트에서 정관장(전 KGC인삼공사)에 지명된 기억이 생생하다. 배구를 해온 날보다 앞으로 할 날이 적긴 하겠지만, 여전히 코트에 서는 것이 좋다”며 “지난 시즌 우리가 우승했지만 올 시즌 선수단 변동폭이 크다. 후배들과 경쟁에서 승리하면서도 팀 내 각 연령대 선수들간 화합에 힘쓰겠다”고 새 시즌 개막에 앞선 포부를 밝혔다.
2008~2009시즌부터 아웃사이드 히터(레프트)에서 리베로로 전향하며 V리그 최고 선수로 거듭난 임명옥이다. 스스로도 “당시 어깨 부상을 앓던 내가 자신 있는 것만 하다보니 금방 새 포지션에 적응할 수 있었다”며 “배구가 좋기도 하지만, 지는 것을 싫어하는 성격이라 여기까지 온 것 같다. 남편의 외조도 롱런에 도움이 됐다”고 선수생활을 되돌아봤다.
임명옥은 후배들에게 “행복하게 배구하자”고 말한다. 선수생활 속에서 느낀 행복과 불행이 경기력에 영향을 준다는 생각에서다. 그는 “2015~2016시즌을 앞두고 정관장에서 도로공사로 트레이드됐을 때 마음에 큰 상처를 입었다”며 “결국 난 행복해야 배구가 잘됐다. 2021~2022시즌 종료 후 FA 자격을 얻었을 때도 남편이 맘 편히 뛸 수 있는 곳을 우선적으로 생각하자고 조언해 팀에 잔류했다”고 설명했다.
도로공사 소속으로 우승과 최하위 모두 경험해본 임명옥은 지금의 좋은 분위기를 계속 이어가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김종민) 감독님께서 선수들을 믿고 맡겨주신다. 부임 초기에도 최대한 나를 편하게 해주려고 노력하셨고, 다른 선수들의 마음도 포착하신 덕분에 팀이 감독님 체제에서 2번이나 우승할 수 있었다”며 “팀에 새로 들어온 선수들의 기량도 괜찮다. 특히 외국인선수 부키리치(세르비아)는 과거 GS칼텍스에서 뛰었던 러츠가 생각나는데, 기량은 우리가 2017~2018시즌 우승할 때 주역이었던 이바나보다 더 낫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그는 “팀내 영건들이 전력에 도움이 될 수 있는 기량을 갖고 있다”며 “후배들과 함께 지난 시즌부터 이어온 팀의 상승세를 이어가고 싶다”고 다짐했다.
김천 | 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