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9위 팀 재건한 우승 감독 김원형 전격 경질

입력 2023-10-31 15:1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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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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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SG 랜더스가 김원형 감독(51)과 계약을 전격적으로 해지했다.

SSG는 김 감독의 해임 소식을 알리며 31일 “팀 운영 전반과 선수 세대교체 등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을 쇄신하고 더욱 사랑받는 강한 팀으로 변모시키기 위해서 변화가 불가피했다. 이에 당초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에 대한 변화 범위를 뛰어넘어 현장 리더십 교체까지 단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SSG는 내부 논의를 거쳐 이날 오전 김 감독과 계약 해지를 결정했고, 김성용 단장이 김 감독을 만나 경질을 통보했다.

김 감독은 지난해 정규시즌부터 한국시리즈(KS)까지 정상을 놓치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 사령탑이다. 구단은 KS 도중 김 감독과 재계약 의사를 전하며 힘을 실어주겠다고 밝힌 바 있다. 계약조건이 전혀 명시되지 않은 반쪽짜리 재계약이었는데, 김 감독은 KS 우승으로 자신의 가치를 입증한 뒤 3년 총액 22억 원(계약금 7억·연봉 5억)에 도장을 찍었다. ‘첫 번째 재계약 감독 중 역대 최고 대우’라는 화끈한 듯 화끈하지 않은 조건이었다.

올 시즌 김 감독은 팀 타율 8위(0.260), 평균자책점(ERA) 7위(4.37)의 팀을 정규시즌 3위로 이끌며 2년 연속 포스트시즌(PS) 진출에 성공했다. 김 감독은 2021년 부임해 전년도 9위 팀을 승률 5할(66승14무64패·6위)을 넘기는 팀으로 재건한 뒤 꾸준한 강팀으로 만들어왔다. 비록 NC 다이노스와 준플레이오프(준PO·5전3선승제)에서 3연패해 올 가을은 지난해보다 다소 짧았지만, 쇠퇴 기미가 뚜렷했던 주축 선수들을 이끌고 시즌 내내 상위권에서 경쟁했다.

게다가 김 감독에게 힘을 실어주겠다고 했지만, 구단은 도리어 김 감독의 힘을 빼놓곤 했다. 2020년 퓨처스(2군)팀 소속 일부 선수가 숙소 무단이탈과 음주·무면허 운전을 해 선배들이 나서 훈계하다가 폭행사태가 발생했는데, 재발 방지를 약속한 지 3년만인 올해 또 다시 비슷한 사건이 벌어지자 애먼 김 감독이 고개를 숙였다. 또 소셜미디어(SNS)로 팬과 소통해온 정용진 구단주는 일시적 성적 부진에도 불구하고 감독 교체를 요구한 댓글에 “너만 아는 것 아냐. 기다려봐”라는 모호한 답변을 달아 팀을 어수선하게 만들기도 했다.

SSG는 경질 사유와 관련해 “단언컨대 성적으로 인한 계약 해지는 절대 아니다”며 “PS 종료 후 내부적으로 냉정한 리뷰를 치열하게 진행했다.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팀을 위해서는 변화와 혁신이 필요하다고 봤다. 늦는 것보다는 좀더 빠르게 결정하는 게 낫다고 판단해 (경질을) 단행했다. 처음에는 선수단 구성, 세대교체, 팀 운영 및 경기 운영 전반에 선수 및 코칭스태프 구성으로 가닥을 잡았으나, 감독 교체까지 진행하게 됐다. 팀 상황과 운영 방향성에 맞는 기준을 세우고 신속하게 (신임 감독) 인선 작업을 진행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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