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유불급” KS에 앞선 의욕, KT-LG에 내려진 ‘오버’ 경계령 [KS 리포트]

입력 2023-11-09 16:5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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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동아DB

“너무 의욕적이면….”

한국시리즈(KS·7전4선승제)는 모든 선수가 선망하는 무대다. 의욕이 앞서는 것은 어쩌면 당연지사지만, 동시에 과욕에 따른 작은 실수 하나가 승패를 가르곤 한다. KT 위즈와 LG 트윈스가 맞붙은 올해 KS에선 고작 2경기 만에 이와 같은 장면이 적잖이 나왔다. 다시 한번 ‘과유불급’을 되새겨야 할 때다.

한 발 더 뛰다 낭패를 본 장면이 많았다. 1차전에선 KT가 1-2로 뒤진 4회초 1사 1·2루서 장성우의 1타점 우중간 적시타 때 LG의 중계플레이가 매끄럽지 못해 송구가 포수 뒤로 한 차례 빠졌는데, 이 틈을 노린 앤서니 알포드가 3루에 안착했다가 뒤늦게 홈으로 파고들었지만 아웃됐다. 2-2로 맞선 7회초 2사 1·2루서도 김민혁의 우전안타 때 2루주자 장성우가 홈까지 쇄도하다가 LG 우익수 홍창기의 강한 어깨에 당했다. KT로선 과감한 시도였겠지만, 결과적으로는 무리한 주루가 됐다. 2차전에서도 4-0으로 앞선 2회초 2사 후 조용호가 2루타를 친 뒤 3루까지 파고들다 아웃됐다.

1차전에선 또 무리한 주루로 아웃카운트 3개가 단번에 올라간 장면도 나왔다. KT가 1-2로 뒤진 2회초 무사 1·2루서 문상철의 번트 병살타가 나온 순간 1루주자였던 배정대가 2루에 안착했다가 무리하게 3루까지 뛰다 주루사했다. 문상철은 9회초 극적인 결승타의 주인공이 됐지만, 이 순간만큼은 의욕이 지나쳤다. 그는 “사인이 난 게 아니었다”며 “결승타를 치기까지 마음이 계속 무거웠다”고 돌아봤다.

과욕은 수비에서도 적잖이 나타났다. 1차전 1회초 무사 1루서 2루 도루를 시도한 KT 김상수를 박동원이 잡으려다 송구 실책을 범해 한 베이스를 더 내주고 말았다. LG는 계속된 1사 3루서 황재균의 내야땅볼에 먼저 실점했다. 2루 도루를 허용했어도 한 베이스를 덜 내줬다면, 실점 가능성은 좀더 줄었을지 모른다. LG가 2-1로 앞선 2회초에는 선두타자 장성우의 3루수 땅볼 때 문보경이 튀어 오른 타구를 단번에 잡지 못하고 떨어뜨리는 실책을 범하기도 했다. 염경엽 LG 감독은 “너무 의욕적이었던 것 같다”며 “그러다 보면 일을 그르치기도 한다. 과하면 뭐든 좋지 않다”고 강조했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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