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자주 우는 것 아냐?” 성장통이 만든 ‘블로킹 1위’ 최정민, IBK기업은행의 벽

입력 2023-12-03 16:43: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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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K기업은행 최정민. 스포츠동아DB

“너무 자주 우는 것 아닌가요(웃음). 그래도 저는 보기 좋습니다.”

IBK기업은행은 높이를 고민하는 팀이다. 지난 시즌까지 미들블로커(센터)진을 이끈 김수지가 흥국생명으로 떠났고, 또 다른 미들블로커 김희진은 2월 왼 무릎 수술을 받아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다. 그래도 팀 블로킹 부문에서 세트당 2.157개로 여자부 7개 구단 중 4위다. 주축 2명이 자리를 비웠지만, 버티는 이유는 분명하다. 최정민(21) 덕분이다.

2020~2021시즌 신인드래프트 1라운드 3순위로 입단한 최정민은 프로 4년차인 올 시즌 한 단계 더 올라섰다. 지난 시즌 첫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서 기량이 일취월장했다. 올 시즌 세트당 블로킹은 0.922개다. 2021~2022시즌(0.322개)과 지난 시즌(0.540개)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고, 한국여자배구의 간판 미들블로커이자 현대건설 에이스인 양효진(0.891개·2일 기준)과 선두를 다투는 정도다.

그러나 최정민은 올 시즌에도 성장통을 겪고 있다. 지난달 19일 페퍼저축은행전을 마친 뒤 방송 인터뷰 도중 눈물을 흘리더니 이후 눈시울을 붉히는 날이 잦다. 모두 ‘더 잘하고 싶은 마음이 커서’다. 이에 김호철 IBK기업은행 감독은 “너무 자주 우는 것 아닌가”라며 웃은 뒤 “(최)정민이가 연습 때 모습을 모두 보여주지 못해 답답했나 보다. 그래도 나는 (잘하고 싶어서 우는 모습이) 보기 좋았다”고 대견해했다.

결과 또한 점점 나타나는 분위기다. 지난달 29일 GS칼텍스전에선 개인 한 경기 최다 블로킹 9개를 포함해 개인 통산 한 경기 최다 18득점을 기록했다. 여세를 몰아서 2일 정관장전 풀세트 승부에선 IBK기업은행이 리드를 잡게 만드는 블로킹을 터트렸다. 김 감독은 “지금 우리 팀에서 정민이가 자기 자리에서 제 할일을 가장 열심히 해주고 있다”며 “주위에서 우리 팀은 가운데(미들블로커)가 가장 좋지 않은 곳이라고 꼬집지만, 그래도 정민이가 꾸준히 자리를 잘 지켜주고 있지 않느냐. 내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더 그 이상으로 지금 잘해주고 있다”고 치켜세웠다.

김현세 기자 kkachi@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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