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정조국 전 제주 유나이티드 감독대행(40)은 2023시즌 팀을 K리그1에 잔류시켰다. 선수시절 K리그 통산 392경기에서 121골·29어시스트를 올리며 역대 최다득점 6위에 오른 그는 지도자로서도 성공 가능성을 엿보였다. 올해는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기술연구그룹(TSG) 위원으로 ‘축구 공부’를 이어간다.
정 위원은 “올 시즌부터 TSG로 활동하게 됐다. 공부의 필요성을 느끼던 중 주변에서 좋은 제안을 해주셨다”며 “K리그1과 K리그2를 가릴 것 없이 많은 경기를 볼 수 있고, 제3자로서 각 팀의 색깔과 감독들의 전술을 공부할 수 있다는 점에서 매력을 느꼈다”고 밝혔다.
정 위원에게 지난 시즌은 위기이자 기회였다. 제주가 중하위권으로 추락한 가운데 9월 26일 남기일 전 감독(현 허난FC 감독)이 사임했다. 팀 분위기를 수습해 1부 잔류를 이끌어야 하는 상황은 초보 지도자에게는 가혹했지만 끝내 목표를 이뤘다. 2020시즌을 끝으로 은퇴한 뒤 2021시즌부터 3년간 착실히 지도자 수업을 받은 노력이 빛을 발했다는 평가다. 다만 정식 사령탑이 되기 위해선 더 많은 수업이 필요했다. 리그에서 1승(3무3패)에 그치고, 포항 스틸러스에 패해 FA컵 4강에서 탈락한 데서도 드러나듯 보완할 점도 분명했다.
정 위원은 “감독대행 기간 좋은 경험을 했고 즐거웠다. 팀을 운영하면서 나의 철학을 입혀보려고 했고, 선수들이 잘 따라줬다”며 “다만 여전히 축구를 배우는 입장에서 아직 전술적 역량이 부족하고, 나만의 것이 정립돼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돌아봤다.
정 위원은 과거 세뇰 귀네슈 전 FC서울 감독(튀르키예)과 동행했던 시절을 자주 언급했다. 2007시즌부터 2009시즌까지 서울 지휘봉을 잡았던 귀네슈 감독은 팀을 7~2~5위에 올려놓았고, 기성용(서울)과 이청용(울산 HD) 등을 적극적으로 기용하며 K리그에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었다. 정 위원은 “현역 시절 만난 사령탑 중 귀네슈 감독님이 가장 인상적이었다. 내 축구인생은 귀네슈 감독님을 만나기 전과 후로 나뉜다”며 “전술적 역량도 뛰어났지만, 선발과 후보 모두 신나게 뛰었던 기억이 있어 어떻게 그런 팀을 만들 수 있었는지 찾아가 여쭤보고 싶다”고 말했다.
궁극적으로는 ‘건강한 팀’을 만들고 싶은 정 위원이다. 귀네슈 감독을 지켜보면서 자신도 좋은 감독이 되고 싶다는 욕심이 생겼다. 정 위원은 “팀마다 상황이 다르겠지만 공·수 밸런스가 잘 잡혀있는 팀이 이상적이라고 생각한다”며 “현장에 3시즌 동안 있으면서 선수 개개인에 대한 파악은 잘 돼있다고 자부한다. TSG 활동기간에 각 팀 감독들과도 대화하며 경기 준비과정, 전력차가 큰 팀들끼리 맞대결에서 어떤 대응이 필요한지 등을 공부할 계획”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권재민 스포츠동아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