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박병호가 1일 대구 KIA전 2회말 우월 2점홈런을 터트린 뒤 그라운드를 돌고 있다. 9월 첫날 홈런포를 2차례나 가동한 그가 꾸준히 페이스를 이어가며 우승에 도전하는 삼성에 방점을 찍어줄지 주목된다. 스포츠동아DB
삼성 라이온즈 박병호(38)는 최근 준수한 타격감을 보이고 있다. 1일 대구 KIA 타이거즈전에선 4타수 2안타 2홈런 4타점을 올렸다. 8월에는 타율 0.270(74타수 20안타), 7홈런, 24타점으로 삼성으로 이적한 이후 가장 뛰어난 월간 성적을 거뒀다. 다시 중심타선에 배치됐고, 최근 6경기에선 5홈런 17타점의 맹타로 ‘국민거포’다운 위력을 한껏 뽐냈다.
삼성 코칭스태프도 최근 박병호의 활약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팀 내에서 가장 좋은 스윙으로 장타를 뿜어내고 있어서다. 외국인타자 르윈 디아즈가 여전히 KBO리그에 적응하고 있는 과정임을 고려하면 박병호의 반등은 더없이 반갑다.
박병호는 5월 28일 삼성으로 이적한 직후 연신 홈런포를 가동하며 달라진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트레이드 효과는 오래가지 않았다. 다시 슬럼프를 겪었고, 7월에는 햄스트링 부상을 입어 부상자명단(DL)에도 올랐다. 8월 1일 1군으로 돌아와서는 주로 대타로 경기에 나서며 타격감을 조율했다. 다행히 8월 중순부터 본격적으로 살아나기 시작했다.
2위를 달리고 있는 삼성의 가을야구 참가는 유력한 상황이다. 순위가 확정되려면 좀 더 많은 경기를 치러야 하지만, 큰 이변이 없는 한 2021년 이후 3년 만에 다시 포스트시즌(PS) 무대에 선다.
하지만 삼성은 가을야구 참가 이상을 바라본다. 외국인타자를 2차례나 공격적으로 교체한 것도 그 때문이다. 타자친화적인 홈구장의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거포형 외국인타자를 찾아 나섰다. 이를 통해 득점력을 극대화해 최대한 높은 곳까지 오르겠다는 야심을 품고 있다.
박병호도 삼성만큼이나 한국시리즈(KS) 우승이 간절하다. 그는 개인통산 3차례 KS 무대에 올랐으나, 한 번도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리진 못했다. KT 위즈 소속이던 지난해에 LG 트윈스의 KS 우승 세리머니를 지켜봐야 했다.
박병호는 올 시즌 도중 스스로 트레이드를 요청했다. 지긋지긋한 슬럼프를 겪었고, 새로운 분위기에서 다시 도전하겠다는 일념으로 이적을 마음먹었다. 그렇게 어렵사리 삼성 유니폼으로 갈아입었다. 삼성이 올 시즌 내내 꾸준히 상위권을 달리고 있는 덕분에 박병호 역시 다시금 정상 도전의 기회를 맞고 있다. 홈런 2방으로 9월을 연 박병호가 페넌트레이스 잔여 경기를 넘어 PS까지 꾸준히 거포 본능을 발휘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최용석 기자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