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KOVO컵에 출전한 남자부 7개 구단의 주요 이슈는 세터 문제다. 한선수를 보유한 대한항공, 한태준이 급성장한 우리카드를 제외한 나머지 5개 구단은 여전히 고민이 크다. 현대캐피탈 이현승(가운데)을 비롯해 올 시즌 기회를 잡은 자원들의 분발이 절실하다. 사진제공|KOVO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대로 V리그 구단들은 그동안 세터의 활약에 웃고 울었다. 세터의 활약과 팀 성적이 비례한 경우가 많았다. 리그 최고 세터 한선수와 유광우를 보유한 남자부 대한항공이 지난 시즌 사상 첫 통합 4연패를 달성한 게 대표적 사례다.
최근 수 시즌 동안 세터 기근 현상이 심해지면서 세터의 발굴과 육성이 중요하게 부각됐다. 21일부터 경남 통영체육관에서 열리고 있는 ‘2024 통영·도드람컵 프로배구대회(KOVO컵)’에서도 남자부 7개 구단은 여러 세터에게 기회를 주며 새 시즌을 구상하고 있다.
세터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남자부 사령탑들의 말이 많아졌다. 한선수가 건재한 대한항공과 지난 시즌 리그 베스트7 세터 부문 수상자 한태준을 보유한 우리카드의 사정은 낫지만, 나머지 5개 구단은 여전히 세터 고민이 크다.
특히 주전 세터를 확정하지 못한 OK저축은행과 삼성화재의 걱정이 가장 크다. OK저축은행은 기존 주전 세터 곽명우가 새 시즌을 앞두고 모종의 사유로 잠정 은퇴한 데다, 이민규 역시 부상에 신음하고 있어 정진혁과 박태성에게 기회를 주고 있다. 삼성화재 역시 노재욱, 이재현, 이호건을 놓고 마지막까지 저울질하고 있다.
확실한 주전이 없다는 것은 큰 불안요소다. 특히 OK저축은행은 이번 대회에서 세터진의 부진으로 현대캐피탈과 대한항공에 잇달아 세트스코어 0-3 완패를 당했다. 오기노 마사지 OK저축은행 감독(일본)이 “공격수들이 경험 적은 세터들을 키워줘야 할 상황”이라고 토로할 정도다.
주전 세터를 확정한 팀들 또한 고민이 없진 않다. 김명관이 국군체육부대(상무)에 입대한 현대캐피탈은 3년차 이현승에게 기회를 주고 있는데, 아직 시간이 더 필요해 보인다. 필립 블랑 현대캐피탈 감독(프랑스)은 “체력이 부칠 때는 (이현승의) 토스가 흔들리는 경향이 있다”고 우려했다.
KB손해보험과 한국전력은 세터들의 기량에는 만족하고 있지만, 세터와 공격수의 호흡을 맞추는 게 과제다. 이에 KB손해보험은 새 시즌 개막 이후 가세할 황택의(국군체육부대)와 기존 주전 황승빈이 일으킬 시너지에 희망을 건다. 한국전력은 고른 분배가 장점인 아시아쿼터 세터 야마토(일본)를 앞세워 팀 전체의 공격 성공률을 더 높이는 데 주력하고 있다.
통영|권재민 기자 jmart220@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