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부에서 피아니스트 작곡가들의 작품을 연주하고 있는 손열음 (사진제공 | 파이플랜즈)
‘기획자’ 손열음이 들고 온 ‘피아니스트를 연주하다’
1부는 피아니스트의 계보, 2부는 20세기 피아니스트 작품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층, 합창석까지…모두가 음악이 된 날
2024년 10월 6일. 오래 기억될 것 같은 날이다.1부는 피아니스트의 계보, 2부는 20세기 피아니스트 작품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층, 합창석까지…모두가 음악이 된 날
‘피아니스트 손열음’ 못지않게 요즘은 ‘기획자 손열음’이란 이름도 좋아한다. 국내외에서 굵직굵직한 프로젝트를 직접 그리고, 쌓고, 허물고, 재조립하는 일을 ‘즐겁게’ 해 온 손열음이기에 이제 그의 콘서트 소식이 들리면 ‘어떤 음악을 연주할까’만큼이나 ‘어떤 음악회를 보여줄까’에 기대를 갖게 되는 것이다.
이날의 ‘손열음 피아노 리사이틀’은 피아니스트가 작곡한 음악들로 프로그램을 짰다. 이른바 ‘피아니스트 손열음이 연주하는 피아니스트’가 되겠다.
“요런 건 어때요”라든지 “요렇게 쳐봤는데, 괜찮을까요”라는 손열음의 제안이 진득하다. ‘사실 제가 들어보니 좋아서 …’라는 느낌.
이 손열음식의 말 걸기에 어떻게 반응하느냐야말로 ‘손열음을 제대로 즐기는 법’ 내지는 ‘손열음 사용 설명서’라고 할 수 있다. 손열음을 즐기는 방법은 음악의 안과 밖에 모두 널려 있다. 그의 호기심 자체가 콘텐츠이기에, 음악의 안과 밖에서 그와 수다를 떠는 일은 더없이 즐거운 작업이다.
1부는 베토벤-카를 체르니-프란츠 리스트-알렉산더 질로티-세르게이 라흐마니노프로 구성했다. 손열음에 따르면 이들은 사제지간으로 연결되어 있기에, 이는 곧 피아니스트의 계보가 된다.

직접 마이크를 잡고 연주할 작품에 대한 설명을 하고 있는 손열음 (사진제공 | 파이플랜즈)
최근 손열음은 실내악 연주를 많이 했는데, 확실히 앙상블 때와는 다른 사운드로 돌아왔다. 시원시원하고 명징한, 그러면서도 변화무쌍한 음색. 흐리멍덩하거나 갸우뚱하게 만드는 구석이 없는 소리다. 체르니 ‘피에르 로드 주제의 변주곡 op.33 회상’ 초고음 영역에서 들려준 오른손 연주는 이(異) 세상의 소리 같았다.
참고로 체르니는 ‘체르니 30번’, ‘체르니 40번’만 작곡한 사람이 아니다. 슈베르트와 말러를 적당히 섞어 놓은 것처럼 생긴 이 아저씨는 무려 1000곡 이상의 곡을 남긴 다작 작곡가였다(라고 손열음이 프로그램 북에 써놓았다). 특히 변주곡만 180여 곡에 이르는데, 이는 ‘변주곡의 제왕’이었던 스승 베토벤의 영향이 크지 않았을까 싶다.

2부에서는 1부 때의 블랙과 대비되는 화이트 드레스를 입고 무대에 오른 손열음 (사진제공 | 파이플랜즈)
2부의 주인공들은 20세기 피아니스트들이다. 라흐마니노프로 시작해 마이라 헤스, 알리시아 데 라로차, 완다 란도프스카, 타이야나 니콜라예바, 알렉시스 바이센베르크, 프리드리히 굴다, 얼 와일드로 이어진다.
마이크를 잡은 손열음은 “3~4분을 넘지 않는 짧은 곡들인 만큼, 곡이 끝날 때마다 박수를 치실 필요는 없다”는 친절한 안내(?)와 함께 연주에 들어갔다.
20세기 피아니스트들인 만큼 대부분 모노럴 녹음이지만 음반들이 남아 있다. “라흐마니노프도?”라는 사람들이 있겠지만, 그가 녹음한 음반도 꽤 있다. 라흐마니노프가 직접 연주한 피아노협주곡 2번 음반도 있다. 들어보면 요즘 피아니스트들에 비해 꽤 빠른 템포로 연주하고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굴다의 ‘플레이 피아노 플레이’ 중 3곡을 골라 연주했는데, 꽤 흥미로운 곡이었다. 이름도 비슷한 글렌 굴드만큼은 아니었지만, 굴다도 꽤 기인스러운 데가 있는 피아니스트였다. 그의 트레이드마크였던 빵떡모자부터가 범상하지 않았다. 굴다는 재즈를 사랑해 재즈 피아니스트 칙 코리아와 듀엣 연주회를 여는가 하면, 직접 재즈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기도 했다.

손열음과 예술의전당 객석을 가득 메운 관객들이 ‘하나의 음악’이 된 순간 (사진제공 | 파이플랜즈)
관객의 뜨거운 함성과 박수에 몇 번이나 무대로 나온 손열음은 네 곡의 앙코르 연주를 선사했다.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전 층과 합창석까지 가득 찬 객석은 그 자체로 음악이었다.
2부의 곡들이 3~4분짜리 소품이다 보니 마치 2부 전체가 앙코르 연주 같았던 독주회. 1부 55분 연주, 2부는 1시간 30분짜리 총 15곡의 앙코르라고 생각해 버리기로 했다.
손열음을 제대로 즐기는 법은 이런 것이니까.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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