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화이트데이, 남편과 사탕대신 오랜만에 시내에서 외식을 하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그런데 젊은 커플들로 넘쳐나던 거리에서 유독 파리 날리고 있는 상점들이 눈에 들어왔다. 다름 아닌 커플링과 귀금속 액세서리를 파는 곳이었다. ‘쯧쯧∼ 여느 때 같으면 대목이겠구먼…’ 요즘 한 돈에 12만원이 훌쩍 넘는 금값이 돌잔치에서뿐만 아니라 ‘OOO데이’에서도 여실히 반영되고 있는 모양이다. 옆집 아줌마는 돈 생길 때마다 금 한 돈씩 사서 모았다며 나보고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으니 재테크 차원에서 한 돈씩 사서 가지고 있으란다. ‘차라리 애들이나 많이 낳아서 미리 챙겨둘걸 …’ 하지만 금은 보관에 어려움이 있고 살 때와 팔 때의 가격차이가 많이 발생한다. 최근에는 돈을 입금하면 거래가 기준의 금으로 바꿔서 통장에 적립해주는 골드리슈와 매달 일정금액씩 투자해 수익을 발생시키는 금 펀드가 이슈가 되고 있다. ‘국내 주식형 펀드도 어려웠는데 금 펀드는 어떻게 투자 한다는 거지?’ 국내에서 출시되어 운용되는 대표적 금 펀드인 ‘기은SG골드마이닝’이라는 펀드를 한번 알아볼까? 이 펀드는 대부분의 자산을 금, 은, 백금 및 다이아몬드와 같은 귀금속 관련 글로벌 주식에 주로 투자하는 펀드이다. 금광업 관련 기업은 선진국 비중이 높고, 광산채굴비용 감소로 주가상승이 지속적으로 예상되는 기업이라고 한다. ‘이것도 금을 사는 게 아니라 금을 개발하는 회사의 주식에 투자하는구나.’ 작년 4월에 생긴 펀드인데, 원자재 펀드로는 큰 규모인 500억 원의 돈이 몰렸고, 불과 2∼3주 전만 해도 6개월에 35.9까지 수익률이 났으나 현재 금값의 소폭 하락으로 인해 금값 재상승을 기대할 수 있는 펀드라 하겠다. 그럼, 이 펀드에 위험은 없을까? 6개월 중 금값이 최저일 때와 최고일 때의 수익률 차이가 무려 33나 난다. 보통 해외 주식형 펀드는 평균 18정도이니 매우 위험하다는 말이다. ‘실제 금을 사는 것보다 수익률은 높지만 굉장히 위험하구나.’ 비용은 선취수수료 1, 연 2.09보수로 총 3.09의 비용이 발생하고, 90일미만 이익금의 70를 내는 환매수수료도 있음을 유의해야겠다. ‘환매수수료도 있고 많은 금액을 투자한다면 비용도 만만치 않겠군.’ 따라서 국내 주식형 펀드나 해외 펀드로 넣던 돈을 모두 빼서 금 펀드로 옮겨오는 투자 보다는 옆집 아주머니의 전략처럼 금 한 돈씩 산다는 심정으로 적은 금액을 장기간 분산투자해야 할 것이다. 멀지 않은 미래의 발렌타인과 화이트데이에는 금반지 대신 금 펀드 가입증서로 프러포즈하게 되는 또 다른 세상이 오진 않을까? 강 숙 진 전직 외국계 생명보험사 재무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