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의화원’문근영에의한,문근영을위한드라마

입력 2008-12-02 00: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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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문근영의 남장 변신’, ‘박신양의 첫 사극 도전’. 방송 전부터 화제를 모은 SBS 수목드라마 ‘바람의 화원’(극본 이은영·연출 장태유)이 4일 20회를 마지막으로 끝난다. ‘바람의 화원’은 KBS 2TV ‘바람의 나라’, MBC ‘베토벤 바이러스’ 등과 맞붙으며 평균시청률 13.0%(11월 27일 방송 현재, AGB닐슨 집계)를 기록했다. 시청률 면에서는 당초 기대에는 못미치는 성적. 또 촬영 도중 문근영의 부상으로 방영이 중단되기도 했다. 하지만 ‘신윤복은 여자’라는 독특한 발상으로 시청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데는 성공했고, 배우 문근영의 가치를 재발견하는 기회를 시청자에게 선물했다. ○ 팩션의 가능성 최근 조선 중기의 풍속화가 신윤복이 문화계의 키워드로 떠오른 것도 팩션(Faction) 열풍과 무관하지 않다. 신윤복을 소재로 한 이정명 소설 ‘바람의 화원’은 지난 해 8월 출간된 뒤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등 큰 관심을 모았다. 이 소설을 원작으로 한 동명 드라마와 영화 ‘미인도’가 제작됐다. 두 작품 모두 “화가 신윤복이 여자가 아니었을까”라는 가정에서 출발했다. 팩션 작품이 등장할 때마다 역사적 논쟁이 불거진다. 하지만 ‘바람의 화원’은 이러한 논쟁 속에서도 비교적 순항했다. 영화와 드라마를 시작으로 팩션은 이후 연극이나 예능 프로그램 소재 등 대중문화 전반으로 확산되고 있다. ○ 배우 문근영의 재발견 신윤복 역을 맡아 남장 연기에 도전한 문근영. 묘한 중성적인 매력과 성숙한 내면연기로 시청자들에게 ‘문근영의 재발견’이라는 찬사를 얻었다. ‘국민 여동생’에서 ‘국민 남동생’으로 호칭이 바뀔 정도로 드라마에서 문근영은 남장 여자로 완벽하게 변신했다. 드라마 시청자 게시판에는 “문근영이 이렇게 연기를 잘 하는 줄 몰랐다”, “신윤복 역은 마치 문근영에게 꼭 맞는 옷 같다”는 그녀의 연기에 대한 칭찬이 쏟아졌다. ○ 하지만 여전히 고질적인 문제...생방송 드라마 ‘바람의 화원’도 한국 드라마 제작의 고질병으로 꼽히는 ‘생방송 드라마’ 논란을 피해갈 수는 없었다. 촬영 도중 코 부상을 입어 문근영이 한동안 연기가 불가능하자, 촬영에 여유가 없던 드라마는 결국 결방할 수밖에 없었다. SBS와 드라마 제작사는 어쩔 수 없이 본 방송 대신 스페셜 방송으로 ‘대체 편성’을 선택했다. 그 주 방송분을 방영 전날까지 촬영하는 현재의 제작 여건에서는 이러한 불방 사태는 언제든 다른 작품에서도 재현될 수 있는 상황이다. 오랜 기획과 사전 제작 기간에도 역시 ‘생방송 드라마’의 굴레를 벗어나는데 실패한 ‘바람의 화원’. 배우들의 고액 출연료 논란과 함께 현재 위기를 맞고 있는 드라마가 풀어야할 과제를 다시 한번 보여주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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