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뮤지컬 ‘남사’ 나르샤 , 걸그룹 활동의 ‘좋은 예’

입력 2013-05-03 09:2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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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지컬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로 뮤지컬 배우로 첫 발걸음한 나르샤. (사진제공=내가네트웍스)

“저도 신기해요. 어떻게 이럴 수가 있죠?”

나르샤(32)는 걸그룹 활동의 ‘좋은 예’다. 아이돌 가수들이 롤 모델로 삼을 만한 행보를 보여주고 있다. 브라운 아이드 걸스(이하 브아걸)로 7년 넘게 활동 중인 나르샤는 지난해 드라마 ‘빛과 그림자’와 ‘울랄라 부부’에서 연기자로 변신했다. 올해 단편영화 감독으로 데뷔했으며, KBS 2TV ‘불후의 명곡’에서는 가창력과 예능감을 뽐냈다. 나르샤의 욕심은 여기서 멈추지 않았다. 최근 막을 올린 뮤지컬 ‘남자가 여자를 사랑할 때’에 출연해 뮤지컬 배우라는 직업까지 갖게 됐다.

“가수로 데뷔할 당시에는 상상하지 못한 일들이 제게 벌어지고 있어요. 꿈을 꾸고 있는 것 같아요.”

뮤지컬을 제안받은 나르샤는 ‘감히 내가 어떻게 뮤지컬을…’이라는 생각에 출연을 망설였다. 하지만 언제나 그랬듯 ‘맨땅에 열심히 헤딩하기’로 마음먹고 뮤지컬의 문을 두드렸다. 나르샤는 라이브 카페를 전전하며 절망적인 삶을 살다 꿈같은 기회를 얻어 희망을 찾게 되는 가수 지망생 하윤 역을 맡았다. 처음 도전하는 뮤지컬이 쉽지 않았을 터.

“가수들의 공연이 4분이면 끝나는 것과 달리 뮤지컬은 2시간 동안 긴장을 늦출 수 없어요. 보통 일이 아니더라고요. 첫 공연 후 결국 몸살을 앓았어요. 가수로 활동하면서 간 적이 없는 병원을 2주간 오가며 무대에 올랐죠.”

비록 몸은 힘들었지만 새로운 경험을 통해 많은 것을 얻었다. 특히 무대에서 함께 땀 흘린 동료들은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소중한 재산이다. 나르샤는 “가수 출신인 나를 더 챙겨주더라”라며 “텃세는 괜한 걱정이었다”고 말했다.

“방송활동 중에는 동료들과 친해질 기회가 많지 않아요. 그런데 이곳에서는 몇 달 동안 연습하며 서로를 알아가요. 함께 어울릴 수 있어 좋더라고요. 보석 같은 사람들을 얻게 됐어요. 이제는 메이크업도 안 하고 연습장에 갈 만큼 편해졌어요.”

뮤지컬 이야기를 마무리할 즈음 화제는 영화로 흘러갔다. 나르샤는 올해 열린 제3회 올레 국제스마트폰영화제에서 단편영화 ‘벌레’로 입봉(감독 데뷔)했다.

“영화 ‘작전’의 이호재 감독님과 방송에서 인연을 맺었어요. 어느 날 감독님이 영화 연출을 제안하셨어요. 좋은 경험이 될 것 같아 시나리오를 쓰고 과감하게 도전했죠. 세상에 쉬운 일은 하나도 없는 것 같아요.(웃음)”

영화 ‘벌레’는 자전적 영화로 나르샤가 가수를 꿈꿨던 어린 시절을 주제로 만든 작품. 나르샤의 진정성을 본 영화감독들은 계속 연출을 할 것을 권했다.

“예상했던 것보다 반응이 좋아 놀랐어요. 박찬욱, 이준익, 봉준호 감독님 등 뛰어난 분들이 제 영화를 평해 주셨어요. 그분들과 술자리에서 영화 이야기를 한다는 게 믿기지 않았죠. 브아걸의 신곡이 나오면 뮤직비디오를 직접 찍어 보고 싶어요.”

나르샤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정신을 여러 분야에서 인정받고 있는 비결로 꼽았다. 그러면서도 인터뷰 내내 브아걸의 멤버임을 강조했다. 든든한 멤버들이 있었기에 7년 넘게 즐거운 마음으로 활동할 수 있었다고 한다. 최근에는 싸이가 신곡 ‘젠틀맨’에서 ‘시건방춤’을 춰 브아걸이 재조명되기도 했다.

“‘아브라카다브라’와 ‘시건방춤’으로 정말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브아걸의 상징이죠. 내심 노래와 춤을 더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은 욕심이 있었는데 싸이 오빠가 한꺼번에 채워줬어요. 더할 나위 없이 기뻐요.”

브아걸도 앨범 작업을 앞두고 있다. 올여름 발표할 곡을 고르는 중이다.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도 좋지만 브아걸로 사랑받는 게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여름에 나올 브아걸의 새로운 모습, 기대해도 좋습니다.”

동아닷컴 조유경 기자 polaris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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