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운트’ 진선규 “19년만에 주연 동료들의 힘으로 해냈지요”[인터뷰]

입력 2023-02-16 06:3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진선규가 ‘흥행 카운트’에 들어갔다. 22일 개봉하는 영화 ‘카운트’에서 데뷔 후 처음 주연으로 나서 팔색조 연기를 펼친다. 사진제공|CJ ENM

영화 ‘카운트’ 첫 단독 주연 맡은 배우 진선규

‘더 크게 안될거야?’ ‘영화표 다 사줄게’
수많은 배우들의 응원과 채찍질 감사
낮은 코 성형해준다며 돈 모았던 친구들
이젠 코 덕분에 떴다네요 하하하!!!
배우 진선규(47)의 얼굴에 긴장감이 가득했다. 인터뷰 내내 바짝 마른 입술을 파르르 떨기도 했다. 데뷔 19년 만에 첫 단독 주연한 영화 ‘카운트’(감독 권혁재·제작 필름케이) 개봉이 하루하루 다가오자 밀려드는 부담감과 책임감에 정신이 혼미해질 정도다.

22일 개봉하는 영화는 복싱 선수 출신의 고등학교 체육교사가 교내 복싱부를 맡게 되면서 벌어지는 내용을 그린 휴먼 코미디이다.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만난 진선규는 극중 코치만큼이나 주연으로서 현장을 이끄는 건 쉬운 일이 아니었다고 돌이켰다. 자신은 “리더와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며 “어떤 모임이나 단체에서 난 항상 구성원 역할이었다. 오히려 첫 번째가 되는 걸 무서워했다. 부족한 게 많기 때문이다. 하지만 앞으로도 내게 주어질 기회들을 위해 익숙해지려고 노력한다”며 수줍게 웃었다.

○“드디어 주연? 늦은 거 아냐”

2004년 연극 ‘거울공주 평강이야기’로 연기를 시작한 그는 여러 영화와 드라마의 단역으로 출연해왔다. 이후 2017년 ‘범죄도시’에서 악랄한 조선족 범죄조직원 역으로 오랜 무명생활을 청산했다. ‘범죄도시’ 이후로도 6년, 데뷔 이후 무려 19년만의 주연이지만 그는 오히려 “주연으로 올라서기까지 시간이 너무 짧았다”고 말한다.

“‘범죄도시’ 이후 제 삶이 완전히 달라졌어요. 그래서 전 여전히 ‘내가 너무 급하게 이 자리에 올라온 게 아닌가’라고 생각해요. 단역만 하던 배우가 갑자기 주인공이 된 기분이에요. 그래서 더욱 부담이 크죠.”

하지만 “드디어 때가 됐다”며 온 마음을 다해 응원해준 동료들 덕에 힘을 얻고 있다. 진선규와 호흡했던 수많은 배우들은 하나 같이 진선규를 응원하며 “잘 되도 배가 아프지 않은 배우”라며 입을 모은다.

“진짜 배가 아픈지 안 아픈지는 모르죠. 하하하. 그래도 많은 배우가 ‘내 영화표가 아니라 지인들의 표까지 다 사서 보여 주겠다’고 말해주고 있어서 정말 고마워요. 촬영할 때도 ‘아무래도 난 주연 깜냥이 아닌 것 같다. 너무 떨려서 못 하겠다’고 할 때마다 ‘더 크게 안 될 거야? 그렇게 만족만 할 거야?’라고 말하며 정신을 번쩍 들게 해줬죠.”

○“다시 연기 하는 아내, 내가 더 행복”

이번 영화는 고향인 진해에서 촬영해 더욱 남다르다. 촬영이 끝나면 동네 친구들과 만나 커피도 마시고 진해의 별미인 향어회도 먹으며 ‘힐링의 시간’도 가졌다. “코가 낮아 뜨지 못 한다”며 진선규의 코 성형을 시켜주기 위해 돈까지 모았던 고향 친구들이다.

“그 친구들이 이제는 ‘네가 코가 낮아서 복싱선수 역할도 할 수 있는 거다. 성형 안하길 잘했다’고 말해요. 하하하. 학교 다닐 때도 정말 전혀 튀지 않는 조용하고 평범한 학생이었는데 초중학교 동창들도 수 십 년 만에 연락을 해 오는 게 신기해요. 저는 진짜 아무것도 아닌 사람이었는데 지금은 ‘진해의 아들’로 불린다니까요. 하하!”

오랜 시간 아이를 키우느라 무대에서 멀어졌었던 아내이자 배우 박보경은 지난해 tvN ‘작은 아씨들’에서 강한 자 앞에선 약하고 약한 자 앞에선 강한 비서실장 역으로 화제를 모았다. ‘범죄도시’로 마침내 이름을 알리게 됐던 자신을 바라보며 뿌듯해 했던 아내의 마음을 이제는 아내를 바라보며 자신이 느끼고 있다고 말한다.

“정말 행복하면서도 미묘해요. 아내도 이랬구나 싶더라고요. 무엇보다 아내가 ‘작은 아씨들’로 다시 좋아하는 연기를 시작하는 발판을 마련하게 돼서 너무 기뻐요. 촬영을 하고 집에 들어와서 현장에서 있었던 일들을 신나게 이야기하는 아내의 행복해 하는 표정이 오히려 저를 행복하게 해요.”

이승미 기자 smle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오늘의 핫이슈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