故김수미 41년간 일기, 책으로 “가족에게 닥칠 파장 두렵다”

입력 2024-12-13 12: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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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故김수미의 마지막 책 ‘나는 탄원한다 나를 죽이는 모든 것들에 대하여’가 출간된다.

이 책은 1983년도부터 2024년 작고 전까지 김수미가 직접 쓴 일기를 정리해 엮었다. 30대 였던 1983년부터 사망하기 전인 2024년까지의 일기 중 핵심적인 내용만을 담아 구성했다.

1983년부터 2024년까지 써내려간 김수미의 일기는 80년대부터 90년대를 거쳐 요즘의 시대상까지 두루 반영하며 한 여자의 억척스러운 일생과 고민, 고뇌를 보여준다. 쉽지 않았던 여배우의 삶을 살면서도 가장으로서 가정과 가족을 지키기 위해 부단히 애쓰며 생을 갈망했던 오랜 일기들은 지금껏 대중에게 보여준 것과는 또 다른 인간 김수미, 여배우 김수미에 대한 새로운 면모와 노력을 잘 보여준다.

출판사에 따르면, 매일 이른 새벽마다 일기장을 펴고 펜을 들었던 그녀의 솔직한 생각이 모두 표현될 수 있도록 교정은 최소한으로만 진행했다. 일기 속 내용을 덜어내거나 자르지 않고 그대로 엮었다. 또 일기 외에도 작가가 작성한 짤막한 칼럼 원고들, 단편글을 해당 연도에 모두 함께 구성하고 미디어에 한번도 노출되지 않았던 방송가 이야기를 그대로 실어 사람 김수미를 책에 담고자 했다.

“주님, 이 책이 출간된 후, 제 가족에게 들이닥칠 파장이 두렵습니다“라고 쓴 김수미. 나팔꽃을 유난히 좋아하고 들꽃, 풀꽃을 좋아하던 김수미는 배우였던 동시에 엄마였고 아내였고 며느리였다. 그녀는 하늘의 별이 되기 직전까지 남을 돌보는 것을 좋아하며 맛있는 음식을 주위에 나누며 기쁨을 나누는 것을 행복으로 여겼다.

일기에는 여자로서 그런 소녀스럽고 고운 모습이 담겨 있는 것은 물론, 한 시대를 풍미하고 평생을 대중에게 사랑받았던 여배우로서의 모습, 연기에 대해 고뇌하고 갈망했던 순간들이 그대로 담겨 있다.

항상 풍요로운 생활은 아니었기에 때로는 생활고에 힘들어 하기도 하고, 때로는 연기를 일로써 대해야 할 때도 있었지만 그녀의 인생은 단단했다. 경제적 어려움이 닥쳤던 순간에도 그녀는 오로지 흔들리지 않고 가족들만 보며 연기에만 매진했다.

가정을 지키고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매순간 책임감 있고 진지한 태도로 살았던 한 여자의 일생이자 여배우의 기록이 담긴 그녀의 일기는 우리에게 삶의 가치를 다시 한번 생각해보게끔 한다.

김수미는 지난 10월 25일 오전 심정지 상태로 자택에서 발견돼 서울성모병원에 이송됐으나, 세상을 떠났다. 사인은 당뇨 등 지병으로 인한 고혈당 쇼크로 알려졌다.

전효진 동아닷컴 기자 jhj@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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