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는 못 보는 10대 드라마

입력 2025-02-20 07: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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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수하고 풋풋한 청춘들의 대명사로 통했던 ‘학원물’ 드라마가 달라졌다.

‘입시경쟁’, ‘학교 폭력’ 등 잔혹하리만큼 적나라하게 그린 그들만의 이야기가 시청자들 시선을 끌고 있다.

방송 중인 티빙 드라마 ‘스터디그룹’과 LG U+ ‘선의의 경쟁’이 나란히 10대 이야기를 그리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두 드라마는 마치 ‘인간 사회의 축소판’을 들여다보듯 “현실보다 더 현실적인 이야기”라는 반응을 얻고 있지만, 일부에선 청소년들의 ‘모방범죄’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공교롭게도 두 드라마가 10대들의 이야기를 그리면서 ‘청소년 관람 불가’를 내세운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아이돌 출신 황민현이 주연으로 나선 ‘스터디그룹’은 싸움 실력에 남다른 재능을 가지고 있는 고등학생 윤가민(황민현)이 스터디그룹을 결성하며 벌어지는 입시 이야기를 그리고 있다.

검은색 뿔테 안경을 쓴 황민현이 숨길 수 없는 ‘싸움 짱’ 실력을 드러내는 과정에서 잔혹한 학교 폭력 실상을 그려낸다. 싸움으로 서열이 정해지고, 피해 학생들의 잇따라 발생해도 문제가 되지 않는다.

연출을 맡은 이장훈 감독은 ‘일진 미화’, ‘학교 폭력 조장’ 등에만 관심이 쏠리지 않도록 만화적인 판타지 요소를 가미했다. 덕분에 최근 ‘오늘의 티빙 톱20’에서 정상에 올랐고, 티빙 주간 유료가입 기여자수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이혜리의 파격적인 변신으로 화제를 모은 ‘선의의 경쟁’도 마찬가지다. 살벌한 입시경쟁을 스릴러로 풀어내며 여고생들의 욕망을 적나라하게 그리고 있다.

천재 여고생 유제이 역을 맡은 이혜리는 0.1% 최상위권 자리를 놓치지 않기 위해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는다. 몸에 해로운 약을 입에 털어 넣기 일쑤고, 친구에서 ‘집착 관계’로 변질하면서 동성 간 키스 장면도 선보였다.

연출을 맡은 김태희 감독은 최근 열린 제작발표회에서 “10대 감정들을 리얼하게 담지만 10대를 타깃으로 잡은 작품은 아니다”며 “사전 조사를 통해 요즘 10대의 생각을 리얼하게 담으려 했다. 높은 수위보다는 어떤 것이 현실을 더 잘 반영할 수 있을까 고민했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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