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이들이 부르는 그 시절 발라드’가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SBS 새 오디션 프로그램 ‘우리들의 발라드’가 첫 방송부터 시청률 5%를 넘나드는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시스

‘요즘 아이들이 부르는 그 시절 발라드’가 안방극장을 ‘장악’했다. SBS 새 오디션 프로그램 ‘우리들의 발라드’가 첫 방송부터 시청률 5%를 넘나드는 무서운 기세를 보이며 화제를 모으고 있다. 뉴시스



트로트 광풍 그 이상이 될지도 모를 일. 오랜 시간 잠잠했던 ‘한 때의 대중 장르’ 발라드에 케이(K)팝 필살기인 TV 오디션이 더해지자 응축된 기운이 기어코 폭발하고만 인상이다. SBS ‘우리들의 발라드’가 장안의 화제다.

첫 방송부터 160분 파격 편성을 단행하며 자신감을 보였던 SBS는 수도권 기준 최고 5.2%에 달하는 기록적인 시청률을 받아들자 30일 선보이는 2회 역시 140분으로 대폭 확대했다. 공개 2주차에 사실상 4주 방영 분량을 쏟아낸 격으로, TV오디션 사상 전례없던 SBS의 이같은 행보에 방송가도 크게 술렁이기 시작했다.

아이돌 그룹 멤버들을 뽑는 서바이벌을 제외하면 그다지 재미를 보지 못했던 글로벌OTT에서도 이례적인 ‘대박 신호’가 감지되고 있다. 넷플릭스 기준 TV쇼순위에 첫 방송 이틀후인 25일 5위로 깜짝 진입했고, 최고 3위까지 급등하는 이변을 연출했다.

이렇듯 예상치 못한 폭등세와 관련해, 업계 안팎에선 ‘우리들의 발라드’가 품고 있는 뉴트로(NEWTRO) 코드를 성공 요인으로 꼽고 있다. 뉴트로는 주로 젊은층 사이에서 ‘복고풍’이 새롭게 유행하는 현상을 일컫는 말. 뉴트로의 반영은 프로그램이 내세우는 모토에서도 확연히 드러난다. ‘젊은 세대가 부르는 그 시절 너와 나의 노래’가 그것이다.

첫회 실체를 드러낸 오디션 참가자 상당수는 ‘아이돌 적령기’이기도 한 10대 후반에서 20대 초반이었다. 최다 득표를 거둔 이예지는 19세며, 독보적 음색을 자랑한 또다른 참가자 송지우는 고3 수험생이다. 이들이 경연 곡으로 부른 노래는 태어나기도 전에 나온 추억의 명곡들이 주를 이뤘다. 이예지는 2000년 발표된 임재범의 ‘너를 위해’, 송지우는 1980년대 히트곡인 이은하의 ‘미소를 띄우며 나를 보낸 그 모습처럼’을 그들 세대 감성으로 재해석해 불렀다.

‘우리들의 발라드’ 첫 방송에서 최다 득표를 얻은 19세 소녀 이예지 사진|SBS 캡처

‘우리들의 발라드’ 첫 방송에서 최다 득표를 얻은 19세 소녀 이예지 사진|SBS 캡처


발라드 부르는 아이돌을 뜻하는 ‘발라돌’ 발굴이 지향점으로 여겨지는 ‘우리들의 발라드’는 기존 아이돌 서바이벌 프로그램과 유사한 ‘육성 구조’를 띄고 있기도 하다.

최종 선발된 아티스트를 ‘기획사 및 방송사 연합체’가 일정 기간 전속 계약을 맺어 관리하는시스템이 ‘우리들의 발라드’에도 적용된다. 구체적으로 ‘우리들의 발라드’를 통해 선발된 가수들은 프로그램 공동제작사이기도 한 SM C&C가 매니지먼트를 맡게 된다. 전속 계약 기간은 TV오디션을 통해 결성된 아이돌 그룹들의 사례에 비춰 3년에서 5년 사이 일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허민녕 기자 mign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