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 페트레스쿠 감독. 사진제공 | 한국프로축구연맹
K리그 복수의 소식통은 5일 “전북이 페트레스쿠 감독과 이별하게 됐다. 최근 극심한 부진으로 서로가 분위기 반전이 필요하다는 데 구단과 감독이 공감대를 형성했다. 공식 발표만 남은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구단과 페트레스쿠 감독은 선수단이 제주 유나이티드와 ‘하나은행 K리그1 2024’ 5라운드 원정경기(3일·0-2 전북 패)를 마치고 복귀한 4일부터 이날까지 진지한 대화를 했고 각자의 길을 걷기로 합의했다. 다만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페트레스쿠 감독은 7일 전주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릴 강원FC와 정규리그 6라운드 홈경기까진 팀을 지킬 가능성이 크다.
경질인지, 자진 사퇴인지는 파악되지 않았으나 결별은 예고된 수순이다. 전북은 처참한 시즌 초반부를 보내고 있다. 사실 구단은 할 일을 했다. K리그 최다 우승(9회)을 자랑하는 전북은 지난 시즌을 4위로 마쳐 2024~2025시즌 시작될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엘리트(ACLE) 티켓을 놓쳤다. 그 후 자존심 회복을 위해 겨울이적시장에서 대대적인 전력 보강에 나섰다.
이 과정에서 티아고와 에르난데스 등 K리그에서 실력이 검증된 외국인 공격수부터 ‘오랜 맞수’ 울산 HD에서 활약한 베테랑 오른쪽 풀백 김태환, 수원 삼성에 몸담았던 전 국가대표 공격수 권창훈 등이 녹색 유니폼을 입었다.
그러나 현실은 참담했다. 2월 14일 포항 스틸러스와의 2023~2024시즌 ACL 16강 홈 1차전에서 2-0 승리를 챙긴 뒤 승수를 쌓지 못했다. 원정 2차전을 무승부로 마친 전북은 울산과의 8강전에서 1무1패를 거둬 준결승 진출이 좌절됐다.
게다가 정규리그 성적마저 좋지 않았다. 개막 후 5경기에서 3무2패에 그쳤다. 주중 경기로 치러진 제주 원정이 결정타였다. 반전을 위해 반드시 승리가 필요했던 이 경기에서 전북은 졸전 끝에 0-2로 패해 최하위(12위)로 추락했다. 전북이 리그 5경기를 치른 시점에 꼴찌에 머문 기억은 2008년이 마지막이다.
성적 못지않게 한심한 것은 선수단 분위기였다. 공들여 데려온 선수들을 활용하지 않은 채 리그와 ACL을 넘나들며 무기력한 경기가 계속되자 벤치 리더십은 바닥을 쳤다. 선수들은 자신감을 잃었고, 도무지 방향을 알 수 없는 페트레스쿠 감독의 지도력에 구단 내부에서도 의문을 가졌다. 이처럼 팀 내부가 뒤숭숭한 가운데 최근 루마니아 언론을 통해 페트레스쿠 감독이 현지 팀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다는 사실이 공개됐다.
다행히 구단 차원에서 차기 사령탑 선임 준비는 진행해왔다. 전북은 지난달 말부터 모든 가능성을 열어놓고 후보군을 추리는 작업을 꾸준히 해온 것으로 파악됐다. 예상보다 좀더 빨리 ‘그 순간’이 다가왔을 뿐이다.
남장현 스포츠동아 기자 yoshike3@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