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공식작전’ 주지훈 “12kg 증량→아랍어 대사 첫 촬영 날 패닉” (종합)[DA:인터뷰]

입력 2023-08-02 10:5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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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우 주지훈이 영화 ‘비공식작전’을 통해 또 다른 주지훈의 모습을 보여줄 예정이다. 주지훈의 연기 변신을 또 볼 수 있을지 의구심이 들 수도 있지만, ‘비공식작전’에서 주지훈의 모습은 분명 새롭다.

주지훈은 지난 1일 오후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영화 ‘비공식작전’ 인터뷰를 진행해 기자들과 만나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나누었다.

이날 주지훈은 ‘비공식작전’에 대해 “뿌듯했다. 그 정도로 갈아 넣기가 쉽지 않다. (데뷔 이후) 서른 작품을 넘게 했다. 모든 감독님들이 갈아내시지만, 현실적인 감독님의 전 흥행 성적이나 여러 가지로 인해 지원 등 삼박자가 잘 맞아서 고되기도 했다. 근데 그걸 잘 활용하신 것 같아서 출연자로서 뿌듯했다”라고 만족감을 표현했다.



또 주지훈은 “배우는 좋은 감독님이 너무 필요하다. 혼자서 절대 만들 수가 없다. 대본에 써진 느낌을, 똑같은 카메라로 똑같이 찍는데 왜 이렇게 다를까. 그런 고민을 많이 했다. 결론은 수학 공식이 아니라 감독님의 철학에 의한 낙수효과다. 실화를 베이스로 한 힘에, 그 이야기를 너무 훼손시키지 않으면서 적절한 상업영화의 쾌감을 전달하고 싶은 욕심에 캐릭터를 다 살리겠다는 어마어마한 욕심을 내셨다. 잘한다, 못한다를 따질 수 없는 공기 같은 배우들이 거기 살고 있는 사람들 같았다. 내가 아예 없던 촬영 분을 처음 언론시사회에서 봤는데, 그 맛이 재밌어서 낄낄대느라 죽는 줄 알았다. 개인적으로 만족스러운 작품이다”라고 설명을 덧붙였다.

또 이번 영화 속 자신의 연기에 대한 만족감을 묻자 주지훈은 “이번 연기를 보고, 두 번째 봤을 때 디테일한 부분이 보였다. 근데 처음에는 생각이 많았다. 사람이 환경을 무시할 수 없지 않나. 이번 영화를 보면서 그런 생각을 했다. 근데 내가 데뷔부터 주인공을 해서 캐릭터를 해석하고 연기할 때, 앞뒤 서사를 다 넣더라. 근데 그게 편집이 된다. 몇 년 전만 해도 그걸 살려줬으면 하는 생각이 들었는데, 요새는 더 짧게 했어야 했나 생각하고 있다. 요즘에 이 작품의 기획 의도를 생각하게 된다. 그러니 내가 판수를 연기할 때는 상황과 감독님과의 대화 등 연출까지 생각하게 됐다”라고 답했다.



주지훈은 이번 영화를 찍으면서 느낀 점에 대해 “소위 껄렁한 캐릭터가 나에게 맞지 않은 옷인가라는 생각이 들었다. ‘더 효과적인 배우가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하기도 했다. 다른 영화에서는 괜찮았는데, 왜 그렇게 느꼈는지 생각해봤다. ‘비공식작전’은 글로 보면 캐릭터가 세고 재밌다. 결국에는 이야기가 주인공이 아닌가 싶었다. 앞으로든 그런 걸 생각하면서 출연하면, 조금 더 확장된 눈으로 바라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라. 근데 이건 너무 연출가의 시선이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든다. 그래서 해도 해도 모르겠다는 게, 선배들이 겸손하려고 그런 말을 하는 게 아니더라. 모르겠다 돌아버릴 것 같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주지훈은 김성훈 감독에 대한 애정을 엿볼 수 있게 했다. 그는 “많은 부분에서 프로라는 개념이 조금 흐려진 것 같다. 선배들에게 듣기를, ‘프로는 심플하다. 받은 만큼 한다’라고 하더라.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는 그 하나라고 하셨다. 김성훈 감독님은 프로라는 이름에 걸 맞는, 감동이 있다. 김성훈 감독님이 요구하는 건 딱 하나다. 방에 책상을 준비해달라는 거다. 대단한 사람이다”라고 설명했다.

여러 영화를 통해 함께 호흡을 맞춘 하정우와의 연기 합에 대해 주지훈은 “감독과 배우들의 스타일이 다 다른데, (하)정우 형이랑은 그게 잘 맞는 편이다. 드라이 리허설도 안 했다. 서로를 신뢰하다보니까 대본과 다르게 됐고, 대사를 할 수 없는 상황이 있었다. 근데 그것조차도 리얼이었고, 감독님이 그걸 살릴 거라는 믿음도 있었다. 촬영이 끝나면 음식을 먹으며 반주도 매일같이 하기도 했다. 칭찬이 인색한 사람이다. 정우 형이 ‘내가 너를 좋아하지만, 그런 걸 어떻게 하냐 기가 막힌다’라고 해줬다. 나도 정우 형에게 감탄을 금할 수 없었다”라고 말했다.



주지훈은 이번 영화를 찍으며 배웠던 부분을 언급하며 “현장에 좋은 친구, 선배가 너무 필요하다. 나는 정우 형이 그렇게 하는 걸 보고 놀랐다. 나는 연기 전공자가 아니라 연기를 배워본 적이 없다. ‘궁’으로 데뷔를 했는데, 감독님이라는 존재의 이미지가 그때 생겼다. 감독님이라는 제작자 앞에서 혼자 뭔가를 해본다고 하는 게, 하면 안 되는 건줄 알았다. 근데 정우 형이 하는 걸 직접 눈으로 봤더니 너무 좋았다. 내가 몰랐던 삶의 태도를 배우게 됐다. 그래서 그걸 써먹고 있다. 그랬더니 너무 좋다”라고 만족감을 밝혀 눈길을 끌었다.

‘비공식작전’에서 처음으로 아랍어 대사에 도전한 주지훈은 “첫 촬영 날 패닉이 왔다. 그런 일이 거의 없는데 촬영을 20분 동안 못했다. 그날 밤새 외웠다. 막상 현장에 가면 (머리가) 하얘진다. 호흡이 달라지니까. 이해를 하고 외운 게 아니기 때문이다. 영어는 모르는 단어가 대부분이라 익숙해서 띄어쓰기 등을 알지 않나. 근데 아랍어는 그런 게 없었다. 그래서 나 혼자 현장에서 동선을 하면서 대사를 해봤다. 단어가 아니라 글자의 연속을 외우는 거였다. 근데 대사를 다 해도 언어코치는 다르다고 했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또 이번 작품을 위해 12kg을 증량한 주지훈은 “프로이고, 당연히 해야 한다. 개인 디테일의 목적으로 늘렸다. 진짜 동양인은 찾아볼 수 없는 나라다. 근데 1987년도에 거기에 가서, 아마도 판수는 무시당하지 않으려고 일부러 더 큰 덩치를 원했을 것이다”라고 겸손한 태도를 보였다.

마지막으로 주지훈은 ‘비공식작전’으로 듣고 싶은 이야기가 있냐는 질문에 “이번 영화에서는 배우로서 듣고 싶은 이야기는 없다. 영화가 재밌다는 말은 듣고 싶다. 흥미롭다, 웃기다 이런 재미. 이 영화에도 장르적인 특성을 살리려고 감독님이 노력하셨다. 캐릭터들의 맛에 영화적 쾌감을 녹이려고 감독님이 고민을 많이 하셔서 우리에게 이야기를 해주셔서 같이 고민해서 찍은 거라, 이 이야기를 해주시면 보람이 있을 것 같다”라고 답했다.

한편 8월 2일 개봉하는 영화 ‘비공식작전’은 실종된 동료를 구하기 위해 레바논으로 떠난 외교관 ‘민준(하정우 분)’과 현지 택시기사 ‘판수(주지훈 분)’의 버디 액션 영화다. 주지훈은 사기꾼 분위기를 풍기는 레바논 현지 택시기사 ‘판수’를 통해 또 한 번의 인생 캐릭터를 선보이며 영화 ‘비공식작전’에 예고 없는 재미를 더할 예정이다.

동아닷컴 최윤나 기자 yyynn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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