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관광공사와 손잡은 삼성화재배, 중국인 관광객 반응 터졌다

바둑 프로그램에 참가한 중국 관광객들과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 프로기사들의 기념촬영 한국기원 제공

삼성화재배가 바둑을 매개로 한 새로운 형태의 관광 프로그램을 제주에서 선보였다. 대회 30주년을 맞아 중화권 관람객을 공식 초청해 만든 이번 프로그램은 기업 스포츠 이벤트와 관광 콘텐츠가 결합된 이색 일정으로 관심을 모았다.

15일과 16일, 서귀포시 제주 휘닉스 아일랜드에서는 ‘2025 삼성화재배 월드바둑마스터스 연계 바둑 스페셜 프로그램’이 진행됐다. 현장을 찾은 중국인 관광객은 80여 명. 단순한 견학이 아니라 실제 프로기사와의 접점까지 포함된 일정이라 참가자들의 집중도는 높았다.

프로기사 다면기에는 이원영 9단과 류민형 9단이 자리했다. 두 기사는 중국 바둑 애호가와 입문자들을 대상으로 기초 전략 해설과 지도기를 진행했다. 직접 마주 앉은 참가자들의 표정에서는 ‘세계대회 현장’이라는 특유의 긴장감도 묻어났다.

세계 정상급 기사들의 실전 분석을 들을 수 있는 공개해설 프로그램도 마련됐다. 김형환 8단과 김누리 5단이 중국어로 해설을 진행했고, 16일 삼성화재배 결승전 일정과 맞물리며 현장은 더 뜨거워졌다. 중국 기사간의 결승 대국을 보며 중국인 관광객들이 반응을 나누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공개해설장에서 삼성화재배를 관전하는 중국 관광객들

관광객들의 대국을 관전하는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

공개해설을 진행한 김형환 8단과 김누리 5단의 사인회

삼성화재배 기간 내내 휘닉스 아일랜드 내 키즈카페어서 어린이 바둑 이벤트가 열려 호응을 얻었다

이날 바둑에 입문한 중국인 관광객들이 서로 바둑을 두며 즐거워하는 모습

이번 행사는 삼성화재배 30주년을 기념해 한국관광공사와 협력해 기획됐다. 한중 양국에서 모두 인기 있는 바둑을 활용해 관광 수요를 넓히고, 국제대회 현장을 경험하는 프로그램으로 시너지를 만들겠다는 취지다. 현장을 찾은 서영충 한국관광공사 사장직무대행은 “삼성화재배를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이 소통하는 프로그램이 제주에서 마련돼 뜻깊다”며 “앞으로 바둑 콘텐츠와 관광 프로그램의 연계가 더욱 활성화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본선 기간 동안 휘닉스 아일랜드 내 키즈카페에서는 별도의 바둑 체험 부스도 운영됐다. 고윤서 초단, 윤라은 2단 등 젊은 프로기사들이 자발적으로 참여해 아이들에게 돌 놓는 방법부터 간단한 수읽기까지 알려주며 가족 단위 방문객들의 발길을 끌었다. 아이들이 대국판 앞에서 “이 수는 왜 두는 거예요?”, “이기려면 여기 둬야 해요?”라고 묻고, 부모들이 이를 지켜보며 미소 짓는 풍경이 이어졌다.

삼성화재배가 준비한 이번 프로그램은 중화권 관광객에게 ‘대회 관람’ 이상의 경험을 제공함으로써, 제주가 바둑 관광의 새로운 무대로 확장될 수 있는 가능성을 확인한 자리였다.


양형모 기자 hmyang030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