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월 6일(한국시간) 아랍에미리트(UAE) 뉴욕유니버시티스타디움에서 펼쳐진 이라크와 평가전 도중 황희찬(왼쪽)이 돌파를 시도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2026북중미월드컵 아시아 최종예선 조 편성이 마무리됐다. 27일 말레이시아 콸라룸푸르에 위치한 아시아축구연맹(AFC) 본부에서 진행된 조 추첨에서 국제축구연맹(FIFA) 랭킹 22위 한국은 이라크(55위), 요르단(68위), 오만(76위), 팔레스타인(95위), 쿠웨이트(137위)와 함께 B조에 속했다. 상대국 모두 중동국가다.
한국은 2차 예선을 무난하게 통과했다. 싱가포르~중국~태국과 경쟁한 C조에서 압도적 1위(5승1무·승점 16)를 차지해 최종예선에 올랐다. 그 결과 일본(17위), 이란(20위)에 이어 FIFA 랭킹에서 아시아 3위를 지킬 수 있었고, 조 추첨에서 1포트에 들어갔다.
하지만 최종예선부터는 차원이 다른 강호들을 만난다. 최종예선에서 가장 부담스러운 상대는 이라크다. 2포트의 FIFA 랭킹 상위 2팀 호주(23위)와 카타르(35위)를 피했지만, 이라크는 2차 예선 F조를 6전승(승점 18)으로 통과한 강팀이다. 한국의 차기 사령탑 후보로 떠올랐던 헤수스 카사스 감독(스페인)을 상대해야 하는 기묘한 인연도 더해졌다.
3포트의 요르단 역시 까다로운 상대다. 2023카타르아시안컵 4강전에서 한국에 0-2 패배를 안긴 바 있다. 2차 예선 G조 1위(4승1무1패·승점 13)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카타르아시안컵에서 맹활약한 무사 알타마리(몽펠리에)는 2차 예선 6경기에서도 5골을 뽑았다.
4포트에선 오만이 B조에 포함됐다. 2차 예선 D조를 1위(4승1무1패·승점 13)로 통과하며 저력을 뽐냈다. 6경기에서 2골만 내줬을 정도로 수비가 탄탄하다. 한국은 2003년 10월 열린 2004중국아시안컵 최종예선 E조 5차전 원정경기에서 1-3으로 진 ‘오만 쇼크’의 악몽을 떨쳐야 한다.
5포트에 속했던 팔레스타인은 I조 2위(2승2무2패·승점 8)로 최종예선에 올랐다. 불안한 자국 상황에도 최종예선까지 올랐다. 카타르아시안컵에서 자국 사상 최초로 16강에 오른 바 있다.
B조 마지막 팀인 쿠웨이트는 최종예선에 오른 18팀 중 FIFA 랭킹이 가장 낮고, 최약체로 평가받는다. 다른 조보다 상대적으로 어렵지 않았던 2차 예선 A조에서 2위(2승1무3패·승점 7)로 턱걸이했다.
한국으로선 ‘최악의 경우’는 피했다. 2포트의 강호 카타르, 호주와 엇갈린 동시에 한국을 잘 아는 파울루 벤투 감독(포르투갈)의 아랍에미리트(UAE), 신태용 감독의 인도네시아를 피했다. 껄끄러운 북한도 A조에 들어갔다.
하지만 중동 원정은 언제나 쉽지 않다. 특유의 더위와 홈 텃세 등 원정의 부담은 항상 경계해야 한다. 또 과거 ‘침대축구’라 불렸던 시간지연행위와 맞서야 했지만, 지금은 상향평준화된 중동팀의 전력을 더 경계해야 한다. 특히 최근 대거 유럽 지도자를 영입한 중동국가들은 적극적으로 선진축구 트렌드를 받아들이고 있다. 이라크의 카사스 감독을 비롯해 오만의 야로슬라프 실하비 감독(체코), 쿠웨이트의 후이 벤투 감독(포르투갈) 역시 현대축구의 주안점인 강한 압박과 빠른 공·수 전환을 중시한다.
백현기 기자 hkbaek@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