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 전경.  사진제공=보성군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 전경. 사진제공=보성군




호남 민가 형식에 근대사 축적된 생활사 현장, 풍수지리 길지로 평가
보성 영광정씨 고택 “거북이 머리 위 400년 명당”
‘영구하해’ 명당에 자리 잡은 ‘거북정’
건축·풍수·항일운동사까지 한눈에
전남 보성군은 국가유산청이 지난 18일 ‘보성 봉강리 영광정씨 고택’을 국가민속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고 밝혔다.

이번 지정은 조선 후기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의 주거 문화와 민속 전통을 온전히 보존해 온 점과 함께, 일제강점기 항일운동과 근대 민족운동의 현장으로서 지닌 사회사적 가치가 높게 평가된 결과다.

영광정씨 고택은 정손일(1609~?)이 봉강리에 정착한 이후 약 400여 년간 가문의 정체성과 생활사를 이어온 대표적인 주거 유산이다.

특히 이곳은 영험한 거북이가 바다로 들어가는 형국인 ‘영구하해(靈龜下海)’의 거북 머리 지점에 자리한 명당으로 알려져 있으며, 가문에서는 이를 반영해 고택을 ‘거북정’이라 불러왔다.

건축적으로는 호남 지역 민가의 전형적인 공간 배치를 따르면서도, 안채 배면에 사적 공간과 수납공간을 둔 凹(요)자형 평면 구성을 통해 보성 지역만의 독자적인 주거 형식을 보여준다.

고택 전면에 위치한 ‘광주이씨효열문’과 계곡 건너편에 자리한 교육 공간 ‘삼의당’은 문중의 정신문화와 교육적 전통을 상징하는 요소로 평가된다.

김철우 보성군수는 “건축, 풍수, 민속, 근대사가 복합적으로 담긴 귀중한 문화유산”이라며 “체계적인 보존과 관리를 통해 지역을 대표하는 역사·문화 자원으로 적극 활용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보성|박기현 스포츠동아 기자 localhn@donga.com



박기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