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익 우선시하며 헌신적 자세로 일관한 언론·교육계 큰 어른”

입력 2024-01-29 09: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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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 경기 남양주시 화도음 금남리 선영에서 유족 등 14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열린 ‘일민 김상만 선생 30주기 추모식’에서 참석자들이 고인의 정신을 기리며 헌화하고 있다. 남양주=송은석 동아일보 기자 silverstone@donga.com

一民 김상만 선생 30주기 추모식

26일 남양주서…각계 140여 명 참석
‘언론 자유수호-인재양성’ 업적 기려
음악·연극 등 문화예술 발전 큰 공헌
동아일보 사장과 회장,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을 지낸 일민 김상만(一民 金相万) 선생의 30주기 추모식이 26일 경기 남양주시 화도읍 금남리 선영에서 엄수됐다.

이날 행사는 추모 묵념에 이어 고인 약력 보고와 추모사 낭독, 분향 및 헌화 순서로 진행됐다.

임채청 동아일보 대표이사 사장은 약력 보고를 통해 “불의와 타협하지 않은 언론인으로, 인재 양성에 혼신을 쏟으셨던 교육자로서 보여주신 선생의 단아한 정신이 우리 마음 속에 남아 앞길을 밝혀주는 횃불이 되고 있다”고 고인을 기렸다.

일민 선생은 동아일보를 창간한 인촌 김성수(仁村 金性洙) 선생의 장남으로, 일본 와세다대를 졸업했으며 1949년 동아일보에 입사해 1994년 타계 때까지 언론자유 수호에 힘을 쏟았다. 권위주의 정권의 언론탄압에 맞서 언론 정도(正道)을 지키면서 한국 언론의 방파제 같은 역할을 했다.

선생은 1963년 동아방송을 개국해 1980년 신군부의 언론통폐합으로 빼앗길 때까지 국민에게 사랑받는 방송을 만들었고 현재 종합편성TV인 채널A의 모태가 되었다.

선생은 학교법인 고려중앙학원 이사장을 맡아 고려대, 중앙중·고 등의 운영에도 지성을 다해 국가 동량을 길러내는 대표적인 사학으로 발전시켰다.

선생은 1960년대 불모지였던 문화 창달에도 크게 공헌했다. 동아일보를 통해 음악, 무용, 국악 콩쿠르와 문학, 연극, 미술, 공예, 사진 등 문화예술계 전반에 인재 양성을 위한 사업을 펼쳤다. 런던 심포니 등 세계적인 오케스트라와 오페라, 발레단을 초청해 한국의 문화 수준을 크게 높이는데 기여했다.

선생은 국제신문인협회(IPI) 본부 이사 및 종신회원, 아시아신문재단(PFA) 회장 및 명예회장, 한영협회 회장 등을 맡아 국제 교류에도 앞장섰다. 또한 민족정신을 고취하기 위해 전국 15곳에 ‘3.1 항일운동 기념비’와 ‘항일의병탑’을 세우기도 했다.

선생은 이 같은 공로를 인정받아 우리 정부로부터 국민훈장 무궁화장을 받았고 금관문화훈장이 추서됐다. 또 언론자유 수호 공로로 국제신문발행인협회의 ‘자유의 황금펜’, 미국 미주리대 ‘세계 언론 공로상’, 영국 명예 코만도훈장과 명예기사작위, 중화민국 문화훈장, 프랑스 국가공로훈장 영주장, 독일 공로대십자훈장을 받았다. 연세대와 와세다대에서 명예법학박사, 대만 중국문화원대에서 명예문학박사를 받았다.

최맹호 동우회장은 추모사에서 “언론인 김상만은 뼈를 깎아 펜을 만들고 피를 잉크 삼아 신문을 만드셨던 부친의 유지를 받들면서 자유 민주주의 시대에 걸맞은 정론의 역할을 이끌어 오셨다”며 “공익을 우선하시면서 겸양과 인고의 헌신적 자세로 일관하신 언론과 교육계의 큰 어른”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 회장은 “선생의 집무실은 밝지 않았고 봉투는 연필로 여러 번 썼다가 지운 흔적들이 있었다”며 “겨울철 가회동 집은 늘 추울 정도로 근검 절약을 몸소 보여주시던 모습이었다”고 회고했다.

이날 추모식에는 고인의 장손인 김재호 동아일보·채널A 대표이사 회장, 김태령 일민문화재단 이사장 겸 일민미술관장을 비롯한 유족과 이진강 인촌기념회 이사장, 남시욱 화정평화재단 이사장, 김동원 고려대 총장, 김진성 고려사이버대 총장, 김병건 동아꿈나무재단 이사장 등 각계 인사 140여 명이 참석했다.

양형모 스포츠동아 기자 hmyang030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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