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의료원의 ESG 활동을 주도하고 있는 사회공헌사업본부가 위치한 청담 고영캠퍼스. 고대의료원은 ESG 본격 실천에 대한 상징적 의미로 본부를 서울 강남 한복판에 배치시켰다 사진제공|고려대의료원
또한, 코오롱과 협력해 ‘유니폼, PET 화학재생’ 사업을 추진하고 있으며 저개발국가 보건의료 지원사업인 ‘글로벌 호의 생명사랑 프로젝트’인 농아인 환자 지원 서비스 구축 등을 펼치고 있다.
우선 고려대의료원은 지난해 2월 의료계 최초로 ESG 주요활동과 성과를 담은 ‘2022 ESG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간했다.
국제적 기준인 GRI(Global Reporting Initiative)와 SASB(Sustainability Accounting Standards Board) 원칙을 적용해 기술한 보고서는 의료원 산하기관의 주요 지속가능경영 활동과 환경 지표, 사회적 지표를 비롯해 윤리경영, 재무정보, 이해관계자 중대성 평가 등 다양한 영역을 담았다.
또한 기존 ESG 지표를 분석해 국내 의료기관 최초로 자체 개발한 ‘고려대학교의료원 ESG 관리 지표’가 큰 주목을 받았다.
의료원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2023 지속가능경영보고서’를 발표하고 이에 대한 웹 공시도 진행했다. 병원에 적용가능한 ESG 핵심 관리지표를 홈페이지 형식을 통해 공개해 관심 있는 기관이나 개인이 관련 정보에 쉽게 접근하도록 한 것이다. 더불어, 실질적인 탄소중립 이행을 위한 의료원의 계획을 담은 ‘탄소중립전략수립보고서’도 함께 발간했다.
●국내 병원계 최초 ‘PET 화학재생’ 통한 자원순환 도전
7월에는 국내 병원계 최초로 폐기 유니폼을 수거해 새 근무복으로 만드는 ‘PET 화학재생’ 사업을 시작했다. 의료원 산하 병원에서 더 이상 착용하지 않는 간호사복, 조무사복, 수술복, 일반업무원복 등 폴리에스테르 90% 이상의 유니폼을 수집해 이번 사업을 위해 협력관계를 맺은 코오롱에서 화학재생 공정을 거쳐 12월까지 새로운 단일소재(모노머트리얼) 유니폼으로 제작한다.
코오롱 미래기술원은 고려대병원에서 전달받은 폴리에스테르가 주성분인 의류를 테레프탈산(TPA)과 에틸렌글리콜(EG)로 분해하는 ‘PET 화학재생’ 기술을 구현한다. 이후, 코오롱 인더스트리 FnC가 실을 엮어내 직물은 만들고, 가공, 봉제 등을 거쳐 ‘친환경 미래병원 유니폼’을 만들어 낼 예정이다.
의료원은 해당 사업이 새로운 병원 근무복으로 재탄생하는 수량만큼 석유 원료 사용량을 줄일 수 있고 의류폐기물 소각과 매립 시 발생하는 온실가스를 저감 할 수 있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는 설명이다.
●‘글로벌 호의 생명사랑 프로젝트’ 론칭
고려대의료원은 지난해부터 해외 저개발국가 환자를 위한 프로젝트를 본격화했다. ‘글로벌 호의 생명사랑 프로젝트’가 그것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의료서비스 접근 제약으로 적절한 치료가 어려운 세계 곳곳의 중증·희귀질병 환자들을 위해 기획된 사업이다. 이를 통해 희귀암인 횡문근육증과 심각한 화상과 흉터로 고통 받아온 아프리카 환자 등이 고대병원에서 치료받고 새 삶을 얻었다.
저개발국 의료진들의 역량 강화를 위한 ‘글로벌 호의 펠로우십’도 추진되고 있다. 최근에는 마다가스카르 의사, 간호사 3명이 고려대의료원의 초청을 받아 2개월간 외과 복강경 술기 및 수술실 간호업무 등의 교육을 받았다. 고려대의료원은 설립 100주년인 2028년까지 해외환자 100명 치료와 의료진 100명 연수를 목표로 삼고 있다.
이밖에 고대의료원은 2023년 9월부터 1년간 수어통역서비스를 시범 도입했으며, 올해 9월부터 정식 서비스로 도입했다. 앞으로 농인의 전반적인 의료접근성을 높이고 질 높은 의료 수어 통역을 제공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고자 문화체육관광부, 한국농아인협회, 지자체 등과 포괄적 협력을 통한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
최근에도 윤을식 의무부총장을 위원장으로 ‘ESG 및 다양성위원회’를 발족해 사회공헌 활동과 국제보건, 재난위기대응 등에 대한 체계적인 중장기 계획 수립 및 추진을 담당한다.
윤을식 의무부총장은 “고려대의료원은 ESG 개념이 생기기 이전부터 1928년 설립 당시부터 이어온 사명에 따라, 국제보건사업 및 국내외 재난지원, 소외계층 대상 특별 프로그램, 교육사업 등을 활발히 수행하며 늘 기관의 사회적 역할을 고민해 왔다”며 “단순한 질병의 치유뿐 아니라 건강하고 지속 가능한 인류에 기여할 수 있는 진정한 ‘선진 의료기관’으로서 다양한 실질적인 사업을 펼쳐가겠다”고 말했다.
김재범 기자 oldfield@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