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계 뒷담화…이제는 말해 볼래요”
역시 우승팀…KIA는 ‘간지’나요배팅볼투수도 국가대표 출신이에요
특별히 부탁한 것도 아닌데…
숟가락만 하나 얹어줬더니
로페즈 사촌형이 열심히 던져줘요
《전지훈련의 계절이에요. ‘구라’의 시절이 온 거예요. 어느 팀, 누굴 붙잡고 얘기해 봐도 희망과 낙관만 말해요. 막상 시즌 초장부터 엎어질 전력이 뻔한데도 이 순간만큼은 허풍도, 뻥도 그냥 넘어가줘요. 알고도 속는 거예요. 꿈으로 가득 찬 아름다운 전훈지, 그곳에서 흘러나온 에피소드를 모아봤어요.》
○SK 이한진, 미남은 괴로워
SK 고지 캠프에 젊은 일본 처자들이 출몰한다는 첩보 입수됐어요. 이한진 때문이래요. 어린이 야구교실 때부터 알아봤어요. 이한진이 강사로 뜨는 날엔 유난히 어린이들이 많이 온대요. 엄마들이 이한진 보러 오는데 아이들이 미끼(?)로 동원된 거예요. 원래 야구가 뙤약볕에서 뒹구는 운동인데 어찌된 노릇인지 얘는 피부도 좋아요. 얼굴은 조각 같고, 몸매도 유니폼에 딱 달라붙은 테를 보면 ‘엣지’ 그 자체에요. 하지만 당사자는 고지 캠프 오면서 더 이상 미모가 아니라 야구로 평가받겠다는 나름의 각오로 머리를 짧게 깎고 왔어요. 그런데 남들은 까까머리 고교생처럼 비쳐질 이 헤어스타일이 이한진이 하니까 ‘야성미’로 돌변했어요. 보는 눈은 국경을 초월하는지 일본 규수들한테서 바로 반응 왔어요. 고지에서 ‘진상(さん)’이 아니라 ‘진사마(さま)’된 이한진이에요.
○LG 모래알스? 이런 모습 처음이야!
사이판에 사건이 생겼어요. 휴식일을 하루 앞둔 1월 29일. 훈련이 모두 끝나자 LG 투수들이 한 자리에 모였어요. 그런데 야구선수들이 느닷없이 발을 쓰고 있어요. 이단 옆차기에 뒤돌려 차기. 티격태격 이판사판. 누가 보면 싸움난 줄 알겠어요. 알고 보니 족구대회. 화기애애한 분위기에 폭소탄도 터져요. 투수 조장 박명환이 제안해 23명의 투수가 한 명도 빠짐없이 참가했어요. 전지훈련 때 족구는 특별한 일 아니에요. 다른 팀에서도 흔한 일이니까요. 그런데 LG에서는 신기한 일인가 봐요. LG 관계자들도 깜짝 놀라요. 꿈이냐 생시냐. 손으로 눈을 비벼 봐요. 튀어나올 것 같은 눈알, 제자리에 돌려놓고 소리쳐요. “이런 모습 처음이야!” LG는 그동안 콩가루인지 미숫가루인지 뭉치는 일이 없었어요. 누가 모이자는 제안을 하지도 않고, 제안을 해도 모이지도 않았어요. 그래서 LG 관계자들조차 놀랐어요. ‘단합’의 반대말로 통하던 ‘LG 트윈스.’ 족구를 하며 가슴에 발을 얹고 반성했나 봐요. 박명환이 또 제안해요. “다음 휴식일엔 한명도 빠짐없이 스파 가자!” 그러자 다들 “올레!”라고 외쳐요. 이상 LG 모래알스가 사이판에서 뭉치고 있다는 놀라운 사건 소식이었어요.
○KIA는 배팅볼 투수도 해외 국가대표 출신
KIA가 미야자키 스프링캠프에 도미니카공화국 국가대표 출신 배팅볼 투수를 영입했어요. 역시 우승팀은 ‘간지’가 달라요. 용병 구하기도 바빴을 텐데, 배팅볼 투수도 국가대표 출신 데려와요. 그 주인공은 루이스 로페즈. 지난 시즌 맹활약한 아킬리노 로페즈의 사촌형이에요. 루이스는 사실 KIA 선수들과 아주 친해요. 지난해 7월 사촌동생 응원차 한국에 왔다가 그냥 광주에 눌러앉았어요. 그리곤 동생 유니폼 빌려 입고 배팅볼을 던져주기 시작했어요. 어느 틈엔가 원정경기까지 따라다니면서 열심히 배팅볼을 던지고 있어요. 돈을 달라는 것도 아니고, 로페즈 방에서 함께 재워주기만 하면 된대요. 식비만 들이면 배팅볼도 잘 던지고, 로페즈가 사촌형 오고 난 후 펄펄 날아다니니 굳이 도미니카로 되돌아가라는 말할 필요가 없었어요. 루이스, 사촌동생과 서울구경도 하고 광주 맛집 투어도 다니더니 한국과 사랑에 푹 빠졌나 봐요. 특별히 부탁한 것도 아닌데 배팅볼 던져주러 스프링캠프까지 온대요. 1980년대 후반 도미니카 대표로 한국에 경기하러 온 적도 있다하니 나이도 꽤 들었을 것 같은데 예의도 바르고 착한 아저씨에요. 배팅볼도 땀을 뻘뻘 흘리며 혼신을 다해 던져요. 루이스 아저씨, 솔직히 특별히 할 일이 없으셔서 동생 따라 다니는 것도 같지만 KIA 입장에선 참 고마울 것 같아요.
○한쪽은 빨강, 한쪽은 파랑
롯데 정보명과 박기혁, 소문난 절친이에요. 정보명이 한살 위지만, 맞먹어요. 여자친구끼리도 잘 아니까 정보명이 억울해도 별 수 없어요. 체격도 비슷해 옷도 막 바꿔 입어요. 정보명이 입은 옷, 예뻐 보이면 박기혁이 다음 날 입어요. 돌려주지 않아요. 그래도 아무 말 안 해요. 정보명도 다른 옷 뺏어오면 되거든요. 발 사이즈도 같아요. 사이판 전지훈련, ‘추리닝’ 입은 두 사람이 나란히 웨이트 장으로 걸어요. 그런데 웃겨요. 짝짝이 ‘아쿠아 슈즈’에요. 정보명이 한쪽 파란색, 다른 한쪽 빨간색을 신고 있는데 박기혁은 그 반대에요. 나올 때 보면 또 바뀌어 있어요. 그게 새로운 패션이라고 생각하나 봐요. 옆에선 무좀 옮는다고 혀를 차지만 둘은 끄떡없어요. 정보명에게 살짝 물어요. 왜 박기혁하고 친하냐고. 그럼 답해요. “내가 이해심이 좋아서죠.” 박기혁도 답해요. “내가 눈치가 빨라 보명 형 기분을 잘 맞춰준다고요.” 절친이긴 한데 서로 흉봐요. 그래도 그 마음을 알기에 사이판의 밤은 훈훈해요.
○삼성 박한이, 가출 핸드폰에 가슴 철렁했어요
결혼한 지 겨우 2개월 됐어요. 하지만 탤런트 색시 얼굴, 기억 속에서만 삼삼해요. 괌에 온 지도 벌써 20일, 밤낮으로 전화기 붙잡고 있어도 성에 안 차요. 그런데 얼마 전 울화통 터졌어요. 쉬는 날 잠깐 쇼핑 나갔는데 돌아오는 버스 안에서 주머니 뒤지다 깜짝 놀랐어요. 로밍해 간 핸드폰이 가출했네요. 술 먹을 때 남들 라이터까지 챙겨줬는데, 중이 제 앞가림 못한 꼴이에요. 하지만 곧 가슴 쓸어내렸어요. 꿩 대신 닭, 노트북에 인터넷 전화 연결해왔어요. 노트북은 게임 할 때만 쓰는 기계가 아니었어요.
[스포츠1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