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쇼트트랙 계주 실격, 도대체 왜?
몸싸움 중 자연스럽게 흔들린 오른손심판진 “진로 방해” 밀치기반칙 선언
판정 결과 불변…제소 해도 소용없어
8년 만에 악몽이 반복됐다.
한국쇼트트랙여자대표팀은 25일(한국시간) 밴쿠버 퍼시픽 콜리세움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선에서 가장 먼저 골인했다. 하지만 석연찮은 심판 판정으로 실격 당해 눈앞의 금메달을 중국에 내줬다. 한국의 김민정이 중국의 선린린에게 임페딩(밀치기) 반칙을 범했다는 게 이유였다.
○어떤 상황이었나
한국과 중국은 초반부터 치열한 2파전을 벌였다. 레이스를 다섯 바퀴 남긴 지점에서 선린린이 김민정을 제치려고 코너 안쪽으로 파고들다 둘의 날이 충돌했고, 김민정의 오른쪽 팔이 뒤에 있던 선린린의 얼굴에 부딪혔다. 이 때 선린린이 아웃코스로 밀려나면서 중국은 페이스를 잃었고, 한국은 결국 여유 있는 리드 속에 1위로 결승선을 통과했다. 하지만 심판진은 오랜 논의 끝에 한국의 임페딩 실격을 선언했다.
○왜 실격을 선언했나
임페딩은 몸싸움과 신체 접촉이 빈번한 쇼트트랙에서 가장 자주 나오는 반칙이다.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규정에 따르면, ‘고의로 방해·블로킹·공격하거나 신체 일부로 다른 선수를 미는 것’이라고 명시돼 있다.
김민정이 먼저 코너에 들어가 킥을 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오른손을 흔들었는데, 심판들은 이를 ‘일부러’ 진로를 방해하려는 동작이었다고 판단한 것이다.
전이경 SBS 해설위원은 “실격을 줄 수도, 안 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심판은 중국 선수가 밀렸다는 점을 크게 봐서 실격쪽을 택한 것 같다”며 안타까워했다.
여자팀 최광복 코치 역시 “여자 1500m 준결승에서 캐서린 로이터(미국)와 왕멍(중국)이 김민정-선린린과 비슷한 상황에 놓였을 때 심판은 로이터 대신 왕멍을 실격시켰다. 일관성이 없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한체육회의 제소는 가능할까
판정을 번복할 방법은 없다. 2002년 솔트레이크대회에서 김동성이 실격했을 때도 대한체육회의 제소는 기각됐다. 심판 판정은 스포츠중재재판소(CAS)의 제소 제외 대상이기 때문이다.
대한빙상경기연맹 관계자는 “심판이 담합하거나 뇌물을 받았을 때만 가능하다. 필드에서 나온 판정은 항의조차 할 수 없는 게 국제빙상경기연맹(ISU)의 룰”이라면서 “피겨 점수가 예상보다 적게 나왔다고 해서 항의할 수 없는 것과 마찬가지다. 남은 경기에서 좋은 결과를 얻는 게 현재로서는 최선”이라고 설명했다.
밴쿠버(캐나다)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 다시보기 = 판정논란 여자 쇼트트랙 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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