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 마치고 나홀로 생활 청산
선수촌 입촌 동료들과 어울려
올림픽 준비로 팽팽했던 긴장감이 모두 녹아버렸다. 12년을 기다려 금메달을 목에 건 ‘피겨퀸’ 김연아(20·고려대)가 27일(한국시간) 호텔 생활을 청산하고 선수촌에 입촌해 세계인의 겨울축제를 맘껏 즐기고 있다.
그동안 한국 선수단 중 유일하게 호텔에 머물며 대회를 준비했던 김연아는 경기가 끝나자마자 27일 브라이언 오서 코치와 함께 입촌했다. 1일까지 다른 선수들과 함께 지내다 2일 동반 귀국할 예정이다. 대한체육회 관계자는 “평생에 한 번일 수 있는 올림픽을 홀로 보내야한다는 사실에 본인도 못내 아쉬워했다. 남은 시간은 짧게나마 다른 선수들과 보내기로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김연아는 올림픽도 여유롭게 즐기고 있다. 그녀는 자신의 경기가 끝난 후 방에서 매니지먼트 관계자들과 오서 코치, 안무가 데이비드 윌슨, 부모님 등과 함께 조촐한 자축파티를 여는가 하면 타 종목 선수들과 쇼트트랙 경기장을 찾아 관람하기도 했다. 28일 열린 ‘코리아의 밤’ 행사에도 참석해 즐거운 한때를 보냈다.
특히 쇼트트랙 경기를 관람할 때는 옆에 앉은 선수들과 농담을 주고받으며 함박웃음을 짓는 모습이 중계화면에 잡혔다. 하지만 김연아는 카메라가 자신을 비춘다는 걸 발견하자 오히려 부담스러워할 정도로 방해받고 싶지 않은 모습이었다. 세계 최고의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선수지만 아직 스무 살 소녀. 김연아의 ‘진짜 올림픽’은 이제 시작이었다.
홍재현 기자 hong927@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