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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현진·유원상 등 동기들 맹활약
오랜 2군 견딜수 있었던 자극제
8일 마침내 프로 데뷔 첫 승 감격
한감독 “앞으론 붙박이 선발이야”
“너, 볼넷 하나당 벌금 5만원씩 받을 테니까 그리 알아.”
한화 한대화 감독은 8일 목동 넥센전 선발등판을 앞둔 양승진(23·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4.1이닝 4볼넷, 2.1이닝 3볼넷, 4이닝 3볼넷. 앞선 세 번의 등판에서 매번 볼넷으로 자멸한 제자가 내심 안타까웠기 때문. 벌금을 의식해서라도 집중해서 던져달라는 속뜻이었다. 경기 후 양승진이 한 감독에게 건넨 돈은 10만원. 볼넷을 딱 2개만 내줬다는 뜻이다.
뿐만 아니다. 7이닝 3안타 2볼넷 무실점. 양승진은 뜻 깊은 데뷔 첫 승을 따냈고, 한화는 기나긴 11연패 늪에서 탈출했다. 한 감독은 9일 경기에 앞서 “앞으로도 양승진에게 계속 선발 기회를 주겠다”고 공언했다.
○ 동기 류현진·유원상 보며 마음 다잡아
양승진은 2006년 신인 지명 2차 2번으로 한화에 입단했다. 그 해 1차 지명은 북일고 유원상, 2차 1번은 동산고 류현진이었다. 류현진은 입단과 동시에 국내프로야구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고, 유원상은 꾸준히 1군 경기에 등판해 가능성을 보였다.
하지만 양승진은 줄곧 2군에 머물렀다. 그는 “같이 잘 해야 하는데 나만 뒤처져 있으니 친구들이 많이 부러웠다. 하지만 덕분에 자극을 받은 것 같다”면서 “내가 좀 다운되고 포기하고 싶을 때마다 이상하게 TV를 틀면 그 친구들이 나왔다. 그러면 다시 마음을 잡고 운동을 열심히 하게 됐다”고 털어놨다.
○ 첫 승…최고의 어버이날 선물
좋은 선수가 되기 위해 변화도 여러 번 모색했다. 입단 첫 해에는 정통파였지만 2년차 때 사이드암으로 폼을 바꿔 봤다. 하지만 직구 스피드가 최고 127km밖에 나오지 않았다. 답답하고 짜증이 나 정통파로 원상복귀. 또다시 속절없이 세월이 흘렀다. 다행히 그 때 꾸준히 익힌 투심패스트볼이 8일 승리의 무기가 돼줬다. “그동안 자신감이 없어 직구와 포크볼 위주로 승부했다. 하지만 처음 던져본 투심이 잘 먹혀서 앞으로도 써먹을 생각”이라고 했다.
첫 승 후 처음 전화를 걸어온 사람은 부모님이었다. “어버이날에 가장 좋은 선물을 줘서 고맙다”는 내용. 친구들과 친척들에게도 문자 메시지가 쏟아졌다. 선배 정원석은 인터뷰 중인 양승진에게 “네가 잘 던져서 이긴 거라고 당당하게 말해. 너 정말 큰 일 한 거야”라고 격려했다.
매번 긴장 속에 등판해왔지만 승리투수가 되니 기뻐서 힘든 줄도 몰랐다는 양승진. “팀에 보탬이 되는 선수가 되고 싶다”던 그에게 개인적인 목표를 물었다. “계속 선발로 나갈 수 있다면 올해 10승에 도전해보겠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목동|배영은 기자 yeb@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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