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포커스] ‘올스타 브레이크’ 4일은 너무 짧아!

입력 2010-07-22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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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스타전 전후 휴식기간 이대로 좋은가? 현장의 소리 들어보니…

중간에 올스타전 치르면 쉴시간 없어
6개구단 감독 등 대다수 “1주일 적당”

휴식기간 길어지면 경기감각 떨어져
미국도 단 4일뿐…현행 유지 의견도


‘올스타 브레이크’라는 이름 그대로 프로야구선수들은 올스타전을 전후해 한 시즌에 딱 한번 꿀맛 같은 휴식을 취했다. 그러나 올스타전이 1경기로 굳어지고 점차 휴식일이 줄어들며 사실상 올스타 브레이크는 사라졌다.

올해 올스타전은 24일 대구에서 열린다. 올스타 브레이크는 23일부터 26일까지 단 4일. 그러나 KIA 최희섭의 경우 24일 대구에서 올스타전을 치른 직후 광주로 돌아와 사직 3연전을 위해 26일 부산으로 출발한다. 쉴 수 있는 시간이 몹시 적다.

이런 이유로 프로야구 현장에서는 몇해 전부터 “시즌 중간 선수들은 몸을 추스르고, 팀은 부족한 부분을 보완할 수 있도록 올스타 브레이크를 늘려달라”는 목소리가 이어지고 있다. 그러나 한국보다 29경기 많은 162경기를 한 시즌에 소화하는 메이저리그의 올스타 브레이크도 단 4일 뿐이다. 올스타전을 두 번 치르는 일본은 오히려 체감적으로 더 짧은 5일이다.

그렇다면 현장에서는 왜 올스타 브레이크를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끊이지 않는 걸까? 과연 국내 실정상 어느 정도의 휴식일이 필요한지 각 구단 프런트, 감독, 선수들에게 직접 물었다.


○목요일 등판한 투수의 부상 위험

올스타전 웨스턴리그 사령탑을 맡은 KIA 조범현 감독은 “목요일(22일)에 등판한 투수를 단 하루 쉬고 올스타전에서 써야 한다는 점이 가장 큰 문제다. 올스타 브레이크를 늘려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 김경문 감독은 “투수 숫자도 적다. 목요일에 등판한 투수라면 올스타전에서 1이닝 정도밖에 못 던지는데 연장전에 들어가면 큰일이다”고 걱정했다. LG 봉중근은 “아무리 올스타전이지만 선수는 마운드에 올라가면 지고 싶은 생각이 없다. 그러다보면 부상을 당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선수층이 얇은 국내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목소리였다.

그러나 역대 유일한 올스타전 투수 MVP인 넥센 김시진 감독의 생각은 달랐다. “현재 올스타 브레이크가 적당하다”고 밝힌 김 감독은 “7명의 투수가 나눠 던지기 때문에 체력적인 면에서 큰 문제가 없다고 본다”고 밝혔다.


○“1주일이 적당하다”

넥센 김시진, LG 박종훈 감독을 제외한 6명의 감독은 “올스타 브레이크를 늘려야 한다”고 주장했다. 선수들 대부분도 “지금보다 최소 2일 이상 늘어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특히 대다수 응답자는 “1주일이 적당하다”고 말했다. 삼성 선동열 감독은 “팀 점검도 하고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려면 1주일 정도가 필요할 것 같다”고 말했다. 한화 한대화 감독은 “예전에 1주일 정도 쉴 때는 모처럼 가족과 야유회도 가고 숨을 돌릴 기회가 있었다”고 추억했다. 김현수는 “4일이나 7일이나 3일 차이 아니냐. 어차피 선수는 휴가 가는 게 아니다. 전반기에 부족한 부분을 보완해서 후반기에 새롭게 스타트하는 것도 좋을 것 같다”고 말했고 한화 류현진 역시 1주일을 원했다.

프런트 역시 현장과 목소리가 같았다. 한화 윤종화 단장, SK 민경삼 단장 모두 “현행보다 늘어나야 한다”고 말했다. 두산 김승영 단장은 “1주일이 적당하다. 단장회의에서는 올스타 브레이크 1주일을 요청했지만 사장단 회의에서 ‘4일 휴식이 뭐가 짧나?’며 반대한 것으로 안다”고 밝혔다.


○“4일이면 충분하다”


“현행 4일이면 충분하다”는 목소리도 만만치 않다. 미국에서 연수를 받은 경험이 있는 박종훈 감독은 “현행대로 4일 휴식이 좋다고 본다. 프로야구는 흐름이 중단되면 안 된다. 매일 열린다는 사실이 중요하다”며 “선발투수의 경우 휴식기간이 짧아 후반기 스타트 때 등판하지 못할 수도 있지만 다른 투수가 던지면 된다. 물론 팀에 따라 이해관계에서 손해 보는 쪽도 있겠지만 현행대로 4일 휴식이 프로야구 전체를 봤을 때 더 좋다고 생각한다”며 원칙론을 꺼냈다.

롯데 조성환은 “오히려 너무 오래 쉬게 되면 경기감각이 떨어지고 특히 감이 좋았던 선수는 이어가기 어렵게 된다. 올스타전에 출전하는 선수가 있더라도 지금 정도로 유지하는 게 좋은 것 같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는 박 감독의 주장대로 페넌트레이스 흐름을 이어가기 위해 단 4일 휴식을 고수하고 있다. 하루 전날 열리는 홈런더비까지 참가하는 선수는 이동시간까지 더하면 사실상 휴식시간이 단 하루도 없지만 크게 문제 삼지 않고 있다.

정리 |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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