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해성의 유럽 연수기] 충격의 패배 후 곧바로 대승…강팀은 달랐다

입력 2010-09-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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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 최고 명문구단 FC바로셀로나 1군 훈련장에서 반갑게 맞아준 리오넬 메시와 함께.

②FC바르셀로나 1군 현장을 가다
FC바르셀로나와 점점 더 가까워지는 느낌이다. 매일 현지 에이전트와 만나 훈련장을 들어가야 하는 번거로움은 있지만 훈련장과 경기장을 오가면서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지난 주말 에르쿨레스와의 경기가 있기 이틀 전에 1군 훈련장을 찾았다. 과르디올라 감독, 리오넬 메시, 사비 등과 짧게 인사를 나눌 시간도 있었다. 리오넬 메시는 2010년 남아공월드컵 당시 한국팀 코치로 있던 나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다.

과르디올라 감독은 내가 2002년 한일월드컵과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 한국대표팀 코치로 있었다는 이야기를 듣고는 약간은 놀라는 반응이었다. 그 말은 들은 뒤 나를 대하는 태도가 조금 달라지는 듯 했다. 아무리 축구의 변방 한국이지만 대표팀 코치를 맡았다고 하니 인정을 해주는 분위기였다.

통역으로부터 “대표팀 감독직을 마다하고 공부를 하러 왔다”는 말을 듣고는 “왜 안 했는가”라고 되물을 정도로 관심을 보였다.

바르셀로나는 에르쿨레스에 충격의 패배를 당한 이후 1군 훈련장을 아예 통제했다. 과르디올라 감독이 분위기를 다잡기 위해서 이러한 조치를 취한 듯 했다. 개인적으로는 친분을 쌓고 있는 마당에 이런 일이 벌어져 아쉽기는 하지만 과르디올라 감독의 결정을 이해할 수는 있을 것 같았다.

바르셀로나는 15일(한국시간) 열린 유럽 챔피언스리그 조별리그 첫 경기에서 파나티나이코스(그리스)를 5-1로 대파하고 곧바로 충격에서 벗어난 모습이었다. 역시 강팀은 달랐다. 바르셀로나는 이날 경기에서 베스트멤버를 총 동원했고, 확실히 경기를 지배했다. 2골1도움 메시의 플레이도 환상적이었지만 바르셀로나의 경기 지배 능력에 감탄사가 절로 나왔다.

내가 바르셀로나에 머물고 있다는 소문이 났는지 바르셀로나 경기를 보러오는 한국 팬들이 내가 지내는 민박집을 이전보다 많이 찾는다고 한다. 스페인 다른 도시에서 뿐 아니라 영국 등 인근 국가에서도 많은 한국 팬들이 오는 것을 보고 적지 않게 놀랐다.

그들과 만나서 이런저런 이야기를 주고받으면서 느끼는 점이 참 많다.

내가 하고 있는 축구 지도자라는 직업에 대한 책임감이 더욱 커졌다. 대표팀에 있으면서 느끼지 못했던 부분에 대한 이야기를 들을 때면 나 스스로를 다시 한번 돌아보게 됐다.

바르셀로나 같은 명문 구단에서 공부를 하는 것도 지도자에게는 매우 중요한 부분이지만 축구인이 아닌 일반인들과 축구이야기를 나누면서 느끼는 부분도 앞으로 내가 지도자 생활을 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 같다.

추석도 다가오는데 외국에서 혼자 공부를 하고 있어 가족들에겐 많이 미안하지만 바르셀로나에서 정말 좋은 경험을 하고 있다.

바르셀로나에서

편집|김남은 기자 kne81@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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