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균 "한화, 같이 가자 하와이"

입력 2011-01-04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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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균.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전지훈련 ‘깜짝 합류’

한대화감독 “팀에 도움 될것” 승낙
류현진 등 한솥밥 먹던 선후배 반색

훈련비 자비 부담…“체력보완 중점”
"3할·30홈런 올시즌엔 꼭 해낼께요"
김태균(29·지바 롯데)은 선명한 이글스 마크가 찍혀 있는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었다. 다른 점이 있다면, 그 옷이 ‘2008년 버전’이었다는 것뿐. 고이 보관했던 친정팀 훈련복을 다시 꺼내 입었다는 그는 늘 그랬듯 선수들 사이에 익숙하게 섞여 들었다. 채 가시지 않은 피로가 얼굴 가득 묻어 있었지만, 편안한 장소에 다시 돌아온 덕분인지 표정은 밝기만 했다.

한화 선수단이 힘차게 신년 훈련을 시작한 3일 대전구장. 김태균이 나타났다. 한국에서 개인 훈련을 할 수 있는 공간을 찾다가 정든 친정팀의 도움을 받기로 한 것이다. 절친한 후배 류현진은 물론 신인 때부터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 신경현과 후임 4번 타자 최진행까지 모두 그의 등장을 반겼다.

그는 “홀로 하는 훈련은 아무래도 힘들기도 하고 마땅한 장소도 없어서 한대화 감독님과 구단에 직접 전화를 드려 부탁했다. 다음달 1일 지바 롯데 스프링캠프가 시작되기 전까지 한화 선수단과 함께 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감독 역시 “팀 분위기에 지장을 줄 선수가 아니라서 흔쾌히 승낙했다. 젊은 선수들이 옆에서 뭔가 보고 배울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했다.

대전에서 훈련하다 일본으로 떠나려던 계획도 긴급 수정했다. 김태균은 훈련 도중 한 감독에게 “하루 훈련을 해보니 너무 춥다. 괜찮다면 하와이에 따라가고 싶다”고 요청했고, 한 감독도 “원한다면 그렇게 하라”고 답했다. 김태균의 전지훈련 비용은 물론 스스로 부담한다. 최대한 다른 선수들을 방해하지 않고 조용하게 훈련하고 싶다는 게 그의 의지다.

김태균은 “25일에는 지바 롯데 전지훈련지로 짐을 보내야 하는데, 그렇게 되면 하와이에서 너무 일찍 귀국해야 할 수도 있다. 아예 일본에 들러서 짐 문제를 다 처리하고 이달 말까지 하와이에 마음 편히 머무는 일정을 생각 중”이라고 덧붙였다.

새해 벽두부터 이렇게 훈련 일정을 치밀하게 짜는 데는 이유가 있다. 체력이 고갈돼 버렸다는 위기감을 느껴서다. 일본에서의 첫 정규 시즌이 평소보다 두 배로 힘들었던 데다 포스트시즌∼아시안게임∼결혼이라는 중대사까지 연이어 치러야 했던 그다.

“한 시즌이 끝나고 새로운 해를 준비한다는 느낌이 아니라 그냥 통으로 계속 이어지는 기분”이라면서 “체력이 많이 떨어져 있다. 그 부분을 보완하는 데 중점을 두고 훈련에만 집중할 생각”이라고 했다. 체력을 끌어올린 후에는 지난해의 경험을 바탕으로 기술적인 부분을 보완하는 과정이 이어져야 한다. 마음이 급할 수밖에 없다.

그는 “지난해 성적이 빼어나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 세웠던 목표는 달성했다”면서 “올해는 목표를 상향 조정해 꼭 3할에 30홈런을 치고 말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제공 | 한화 이글스

대전 |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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