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지션 바꿨더니 축구가 바뀌더라

입력 2011-04-05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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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리그에 포지션 파괴 바람이 불고 있다. 미드필더에서 공격수로 변신한 상주 상무 김정우가 연일 득점포를 가동하며 주목받고 있다. 3월13일 부산 아이파크 원정에서 역전골을 터뜨리고 있는 김정우. 스포츠동아DB.

K리그 핫이슈 ‘포지션 파괴’
킬러 변신 김정우 득점랭킹 1위
김태환 풀백 변신해 대표팀 발탁
더블 포지션 가능…멀티맨 탄생
4라운드를 마친 현대오일뱅크 K리그 2011 초반 최대 이슈는 포지션 파괴다.

상주 상무의 김정우는 수비형 미드필더에서 최전방 공격수로 변신해 득점랭킹 1위(6골)를 달리고 있다. 성남 일화의 풀백 홍철도 왼쪽 윙어로 변신해 골을 신고했다. 이밖에도 K리그에서는 적지 않은 선수들이 팀 사정 등에 맞춰 새로운 포지션에서 뛰면서 자신의 능력을 발휘하고 있다. ‘포지션 파괴’가 하나의 트렌드로 자리 잡는 형국이다.


○시작은 자의 반 타의 반

사실 포지션 파괴의 시작은 팀 사정 때문이다. 김정우의 경우 소속팀 상주에 스트라이커 요원이 마땅치 않아 이수철 감독으로부터 포지션 변경을 제안 받았다. 홍철 또한 소속팀 윙어들이 다수 부상을 입으면서 풀백에서 윙어로 포지션을 바꿨다. FC서울 김태환 또한 오른쪽 풀백에 구멍이 발생한 팀 사정 때문에 풀백으로 자리를 옮겼다.

3명 모두 처음에는 원치 않는 변화였지만 좋은 결과를 가져왔다.

김정우는 정규리그 4경기에서 6골을 몰아넣으며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공격가담이 좋은 풀백 홍철은 대학교 시절에 간혹 봤던 윙어에 잘 적응하며 시즌 마수걸이 골까지 넣었다. 오른쪽 윙어였던 김태환은 풀백으로 변신해 대표팀에도 발탁되는 행운을 누렸다. 자의 반 타의 반에서 시작한 도전이었지만 3명 모두 눈부신 활약을 펼치고 있다.

이들처럼 꾸준하게 포지션을 변경한 사례도 있지만 팀 사정에 따라 잠시 위치를 바꾼 선수들도 적지 않다.

수원 삼성 수비수 곽희주는 팀에 스트라이커 요원이 부족해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에서 스트라이커로 출전한 바 있다. 반대로 서울의 방승환은 공격수지만 중앙 수비수들의 부상으로 수비라인에 가세했다. 하지만 이들의 변신은 1경기로 막을 내렸다.


○새로운 멀티플레이어 등장

포지션 파괴는 새로운 멀티 플레이어의 탄생을 예고하고 있다. 김정우와 홍철, 김태환은 모두 멀티플레이어가 아니었다. 특정 포지션에서 강점을 보인 선수들이었다.

하지만 이들은 이제 더블 포지션이 가능해짐에 따라 멀티 플레이어 대열에 합류한 셈이다.

멀티 플레이어는 팀에 큰 자산이다. 감독이 경기 도중 전술변화를 시도할 때 멀티 플레이어가 많으면 그만큼 다양한 전술 구사가 가능하다. 이는 상대 전술에 따른 대처를 용이하게 해준다는 장점이 있다.

포지션 파괴는 K리그 뿐 아니라 대표팀에서도 다양하게 시도되고 있다. 윙어 조영철이 풀백으로 변했고, 중앙수비수 김영권도 풀백으로 테스트를 받았다. 김정우는 대표팀에서 공격형 미드필더로 뛰기도 했다.

최용석 기자 (트위터@dong.com) gtyong@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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