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롯데전을 앞둔 3일 사직구장. 롯데 양승호 감독이 취재진과 얘기를 나누고 있을 때 LG 조인성이 뚜벅뚜벅 걸어와 인사를 건넨 뒤 양 감독이 앉은 의자 뒤로 가 어깨를 주물렀다.
“새벽 몇 시에 도착했냐?”고 묻던 양 감독, “너희는 어제 시원하게 졌지만, 우린 피곤하게 게임을 해 허리도 아프고, 머리도 아프다”고 했다. LG는 0-8로 완패했지만, 롯데는 접전 끝에 10-11로 패한 것을 떠올린 모양.
그냥 살며시 미소만 짓던 조인성이 “감독님 살살 해 주세요”라고 한마디 건네고 돌아간 뒤 이번엔 이병규가 찾아왔다. 둘 모두 한때 LG 감독대행을 맡았던 양 감독에게 인사차 찾아온 것. 양 감독이 이병규에게 “요즘 잘 맞더라”며 타격 1위를 부각(?)시키자 이병규는 “대호는 홈런왕만 하면 됐지, 타격왕까지 욕심내던데요?”라고 받아쳤다.
양 감독이 이번엔 조인성의 말을 빌려 “그냥 살살 해”라고 하자 이병규가 한마디 남긴 채 총총걸음으로 1루측 덕아웃으로 향했다. “감독님, 이번 3연전에 대호 좀 빼 주세요.”
사직｜김도헌 기자 (트위터 @kimdohoney)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