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길이 만난 사람] 크리스토퍼 도미터 “중국서 개최한 리버풀 아카데미, 유소년들 위한 글로벌 프로젝트”

입력 2011-09-09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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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 크리스토퍼 도미터 상무는 스폰서십이나 후원활동을 할 때 환경, 어린이, 건강, 교육에 중점을 둔다고 강조했다. 4월부터 ‘K리그 유소년축구 발전프로그램’을 공식 후원하고 있는 것 역시 이의 일환이다. SC제일은행 본사 4층 ‘리버풀 룸’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는 도미터 상무. 김종원 기자 won@donga.com 트위터@beanjjun

유소년축구 단독 후원 사회공헌 활동의 일환
힐 행장 K리그 사외이사 선임과도 일맥상통

중국서 개최한 리버풀 아카데미등 해외 활동
꿈나무들에 국제적 안목 심어주기 위한 노력
한국스탠다드차타드(SC)금융지주의 브랜드 및 스폰서십 총괄 담당인 크리스토퍼 도미터(47) 상무와의 인터뷰 장소는 좀 독특했다. 서울 종로구 공평동의 SC제일은행 본사 4층에 마련된 리버풀 룸이었다. 왜 리버풀일까. 한 직원은 “축구 관련 인터뷰라면 제격”이라고 설명했다.

SC는 지난 시즌부터 2013∼2014시즌까지 영국 프리미어리그 명문구단 리버풀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고 있다. 한국 팬들에게도 SC와 리버풀의 관계는 잘 알려져 있다. 인터뷰 룸에는 큼지막한 리버풀 스타들의 사진이 눈길을 끌었다.

일단 축구 관련 대화를 나눌 분위기는 조성된 셈. 도미터 상무를 찾은 이유는 최근 SC가 축구계에서 자주 이름이 오르내리기 때문이다. 물론 좋은 의미에서다. SC는 4월 ‘K리그 유소년축구 발전프로그램’ 공식 후원 계약을 맺은 이후 축구 꿈나무를 위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요즘 언론에 이름이 자주 오르내린다. 홍보가 잘 되는 모양이다.


“언론에서 우리에게 관심 갖는 건 기쁜 일이다. 더 중요한 건 더 많은 대중들에게 우리가 하는 일, 즉 유소년 후원 등을 알리는 것이다. 평소 다가가지 못했던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금융업계는 골프 후원이 대세다. 금융과 축구, 잘 매치가 안 되는 것 같은데.

“3가지 차원이 있다. 먼저 브랜드 전략 차원이다. 브랜딩의 목적은 차별화다. 우리가 차별화하기 위해서는 다른 은행에서 하지 않는 것을 해야 한다. 그게 바로 이유 중 하나다. 두 번째는 그룹 스폰서십 전략과 연계돼 있다. 우리는 국제적인 은행인데, 비즈니스의 90%가 아시아 아프리카 중동 지역이다.

글로벌 차원에서 후원 활동을 선정할 때는 그 지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것을 찾는다. 리서치 결과를 봐도 우리 중점 지역에서 축구가 인기 있는 스포츠임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리버풀의 리서치 결과 이 지역에서 인기가 많고 높아지고 있다. 세 번째는 SC의 일원으로 그룹에서 하는 것과 연계할 수 있는 후원활동을 찾아야 했다.

동시에 한국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고 국내 포지셔닝 전략과도 일맥상통해야한다. 일반적인 스폰서십은 로고만 붙여 브랜드 인식에만 그칠 수 있지만 한국에서 하는 모든 후원활동에 지역사회를 가미시키려고 노력하고 있다. 우리가 국내에서 사회공헌활동을 하거나 스폰서십을 할 때 4가지 중점을 두고 선정하는 데, 그 4가지는 환경, 어린이, 건강, 교육이다.”


-유소년 축구가 아니라 K리그 구단을 후원하고 싶은 생각은 없었나.


“우리의 중요한 기준은 전국적으로 일어날 수 있는 활동을 컨택하는 것이다. 서울이나 한 지역이 아니라 전국적으로 이뤄지는 활동을 찾는다. 한국에 있는 다른 국제은행과는 좀 다르다는 것을 염두에 뒀으면 한다. 우리는 400개의 국내지점 7000명 직원이 있다. 한국에 있는 외국계 은행보다 큰 규모다. 한국시장에서 다른 지방에 있는 사람들도 참여할 수 있는 것에 대해 고민을 하고 있다.

K리그에서도 좀 더 혁신적으로 파트너와 협력하고자 하는 생각을 갖고 있는 것 같았는데, 그 시기가 잘 맞았다. 알려진 대로 우리 은행장(리차드 힐)이 K리그 사외이사 임명됐다. K리그도 우리처럼 사회공헌 활동하는 은행과 파트너십을 원했던 것 같다. K리그 파트너십이 좋은 이유는 직원 참여 기회가 많다. 우리 직원들도 많이 참여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직원들의 사기진작에도 좋다. K리그가 우리가 하고 싶어 하는 제안에 대해 적극적으로 참여해 줘 지금까지 윈-윈 관계를 형성되고 있다.”

SC는 프로축구연맹과 계약한 이후 리버풀의 레전드 이안 러시가 이끄는 리버풀 유소년 아카데미 코칭팀을 초청해 클리닉을 열었고, K리그 유소년축구 발전 세미나도 개최했다. 아울러 시각장애인 유소년을 위한 축구 클리닉인 ‘Seeing is Believing’클리닉은 물론 중국 광저우에서 유소년 캠프를 열기도 했다. 그 만큼 유소년 축구에 대해 애정을 갖고 마케팅을 하고 있는 것이다.


-K리그 유소년축구 발전프로그램을 단독 후원하면서 브랜드 상승효과는 어느 정도인가.


“지금까지 직원들 반응이 긍정적이다. 이런 식의 스폰서는 최초다. 전국적으로 하고 축구와 같은 인기 스포츠는 처음이다. 직원들의 자녀까지 참여해 직원들의 반응이 좋다. 굉장히 만족한다. 외부의 반응도 좋다. 축구 상품을 이용해 은행을 홍보하고 있다. 많은 사람에게 다가가기 위해 활용하는 것이다.”


-한국적인 상황을 얘기한다면, 박지성이 맨체스터 유나이티드로 가기 전까지는 리버풀의 인기는 대단했다. 하지만 박지성이 맨유로 가면서 리버풀보다는 맨유의 인기가 훨씬 높다. 어떻게 생각하나.


“크게 느끼지는 않는다. 경쟁이 있어야만 성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다양한 외국 팀들이 관심 받기 위해 경쟁하는 것은 좋다. 또 만일 리버풀에서 한국 선수를 영입한다면 리버풀이 한국에서 인지도가 높아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이다. 한국 선수들이 국제 리그에서 더 많이 뛰고 한국대표팀의 실력이 발전할수록 스폰서 십 전체 차원에서는 좋은 현상이다.”


-박주영이 결국 아스널로 갔다. 하지만 그 전까지는 리버풀 이적에 대한 소문이 많았다. 그 진상을 알고 싶다. 그냥 소문이었나.

“후원사이다 보니 팀의 결정에 대해서는 말할 권리가 없다. 이런 내용에 대해서는 이야기하지 않겠다. 그건 소문이었을 뿐이다. 소문은 있기 마련이다. 소문에는 관심이 없는 이유가 팩트에 집중하기 때문이다. 브랜드 전략을 세울 때도 소문을 듣고 세울 수는 없다.”


-미국이나 유럽사람 입장에서 바라보면 우리가 바라보는 것과 조금 다를 수 있는데.

“일본에 J리그가 정확히 언제 시작됐는지 모르지만 J리그 시작할 때 마케팅 방향을 젊은 사람들이 동참하고 싶어 하는 방향으로 잡고 마케팅을 잘 한 것 같다. 어떤 스포츠든 인재 개발을 위해서는 밀고 당기는 전략이 필요하다. 인프라나 교육을 통한 푸시와 사람들이 지향하도록 만드는 풀, 2가지가 있다.

J리그는 끌어당기는 걸 잘 한다. 젊은 사람들이 예전에는 야구에 관심이 많았는데 축구로 끌어들이고 있다. 젊은이들에게 꿈과 희망을 줘야 하는데, 이렇게 시각을 넓힐 수 있는 방법은 ‘국제적’으로 되어야한다. 이 때문에 4월에 리버풀 아카데미를 기획했고 7월에 유망주를 중국에 데려갔던 것이다. 유소년들에게 넓고 국제적인 안목과 시각을 갖게 하고 싶었다.”

그는 파트너십을 ‘결혼’에 비유했다. 결혼할 때 누구나 장단점이 있지만 힘을 합쳤을 때 강해진다고 강조했다. 그래서 SC의 마케팅 강점과 K리그의 강점을 잘 접목시키면 좋은 작품이 나올 수도 있다고 했다. SC의 홍보가 잘 되기를 바라는 마음만큼이나 K리그도 마케팅 측면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 WHO 크리스토퍼 도미터?

캐나다 밴쿠버 출신으로, 20년간 일본에서 브랜드 커뮤니케이션 업계에서 일했다. 2006년 스탠다드차타드에 입사해 일본의 대내외 홍보 총괄을 했으며, 사내외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주도했다. 지난해 1월 한국스탠다드차타드금융지주의 기업브랜드 총괄 담당으로 왔으며, 기업브랜드와 스폰서십 및 지속가능성 전략을 총괄하고 있다.

[스포츠 2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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