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학길 코치 “최고의 투수 최동원, 생전에 영광된 자리 섰어야”

입력 2011-10-01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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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학길 코치가 회상하는 故최동원

내리꽂는 직구 최고 명품…타의 추종 불허
자부심 강하고 스스로에 엄격…나의 우상
투병 딛고 그라운드로 돌아올 줄 알았는데…


롯데 구단 역사상 처음으로 영구 결번이 된 고 최동원은 1983년에 자이언츠에 입단해 1988년까지 6년간 롯데에 몸 담았다. 세월이 오래 지난 까닭에 현재 롯데 선수단 중에서 고인과 함께 유니폼을 입었던 선수는 아무도 없다. 코칭스태프 중에서도 그와 함께 자이언츠 유니폼을 입고 추억을 공유한 이는 윤학길 수석코치 단 한 명 뿐이다. 1986년 자이언츠에 입단한 윤 코치는 고인이 삼성으로 이적하기 전인 1988년까지 3년간 고인과 동고동락했다.

윤 코치는 30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고인의 영구결번식에 앞서 “동원이 형은 그야말로 최고 투수였다. 최고란 말, 그 한마디로 모든 걸 함축할 수 있는 그런 투수였다”고 되돌아봤다. “내가 연세대에 입학했을 때, 동원이 형이 4학년이었다. 내 기억으로는 프로에 있을 때보다 동원이 형 볼이 그 때 제일 좋았던 것 같다. 감히 타자들이 손을 댈 수 없는 수준이었다”고 설명한 그는 “선동열이 흔히 말하듯 팔을 최대한 앞으로 끌고 나와 던지는 스타일이었다면, 동원이 형은 우리 나라 최초로 그야말로 팔을 내리꽂듯 볼을 던졌다. 옆에서 보고만 있어도 참 역동적이란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내가 최고라는 자부심도 상당히 강했고, 항상 스스로에게 엄격했다. 배울 게 많은 선배였다”고 회상한 윤 코치는 “살아 계실 때 이런 영광된 자리에 서셨더라면 더 좋았을 것”이라며 잠시 말을 잇지 못했다.
고인은 롯데 입단 당시부터 처우 문제로 매년 구단과 대립각을 세운데다, 한 때 선수회 회장을 맡은 것이 결정적인 이유가 돼 고향팀 부산을 떠났고, 고향팀 롯데에는 다시 몸 담지 못했고, 영광스런 영구결번식은 그의 사후에 거행되고 말았다.

윤 코치는 “몇 년 전인가 대장암과 싸우다 이겨냈다는 소식을 듣고 역시 동원이형이구나 했는데 올 여름부터 갑자기 다시 몸이 안 좋아졌다는 얘기를 듣고 참 안타까웠다”면서 “예전에 동원이형하고 찍은 사진이 참 많았는데…”라며 다시 말을 잇지 못한 채 고인과의 추억에 젖어들었다.

사직|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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