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스’ 김기태, 모래알 LG 체질개선 부탁해”

입력 2011-10-0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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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에 실패한 LG의 선택은 ‘보스’ 김기태였다. ‘카리스마와 부드러운 리더십을 두루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김 신임 감독은 “나는 젊다. 감독으로서 권위적인 모습은 버리겠다. 팬들의 꿈이 이뤄지도록 팀을 만들어가겠다”고 취임일성을 밝혔다. 스포츠동아DB

LG, 새 감독 김기태 선택 왜?


강한 카리스마·부드러운 리더십 겸비
개인주의 강한 팀 대개혁 적임자 판단
시간 부족·올해 초보감독 돌풍도 한몫


LG는 박종훈 감독이 자진사퇴한 뒤 이튿날인 7일 곧바로 김기태(42) 수석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임했다. 속전속결이었고, 전광석화였다. LG 백순길 단장은 7일 낮 서울 시내 모처에서 김 수석코치를 만나 점심을 함께 먹으면서 감독직을 제안했다. 백 단장이 “LG 감독 하겠느냐”는 말에 김 코치는 “한번 해보겠다”고 수락의사를 밝혔다. 이로써 김기태 신임감독은 전신 MBC 청룡 시절을 포함해 LG의 17대 사령탑에 올랐다. 1990년 MBC 인수 후로만 따지면 LG의 10번째 감독이다. 계약기간과 연봉, 코칭스태프 조각은 다음주초에 매듭을 짓기로 했다. LG는 왜 김기태 수석코치를 새 사령탑으로 선택했을까.

카리스마와 부드러움 겸비한 준비된 ‘보스’

김기태 신임 감독은 강한 카리스마와 함께 부드러운 리더십도 갖춘 인물로 꼽힌다. 선수 시절부터 ‘보스’라는 별명을 얻었고, 야구계에서는 일찌감치 감독감으로 지목돼 왔다. LG는 그동안 개인주의가 강한 팀으로 꼽혔다. 선수 면면은 화려하지만 하나로 뭉치지 못해 모래알 같은 팀으로 평가받았다. LG는 결국 서말의 구슬을 꿰기 위해 ‘보스’를 선택했다.

백 단장은 “시간적인 여유가 있었으면 외부인사나 여러 명의 후보를 놓고 저울질을 했겠지만, 마무리훈련 일정도 짜야하고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박종훈 감독이 사퇴하면서 하루 빨리 감독을 선임할 필요가 있었다. 외부 인사가 와서 팀부터 파악하는 것보다 내부를 잘 아는 분이 팀을 빨리 잘 추스를 수 있다고 판단했다”면서 “김기태 신임감독은 2군감독 시절이나 올해 7월에 1군 수석코치로 올라온 뒤 선수들을 잘 이끌어나갔다. 선수들이 무서워하면서도 잘 따랐다. 팀 내부 평가도 이 정도면 감독으로서 충분한 자질이 있다고 높은 점수를 줬다. 시간적 여유가 있어서 외부 감독과 저울질을 더 했어도 우리는 김기태 감독을 선택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경험? 초보감독 성공시대 바람

가장 걱정되는 부분은 초보 감독이 과연 LG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이끌 수 있느냐다. 초보로 시작한 전임 박종훈 감독처럼 시행착오를 겪을 위험부담이 있기 때문이다. 최근 9년 연속 가을잔치 진출에 실패한 LG의 입장에서는 김기태 신임감독이라고 해도 기다려줄 여유가 없다. 이에 대해 백 단장은 “물론 경험이 중요할 수 있다. 초보 감독이라 위험부담이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전임 박종훈 감독과 다른 점은 2년 동안 팀 내부에 있으면서 선수들의 장단점과 특성을 잘 파악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리 선수들을 ‘도련님’이라고 하는데 이런 선수들을 잘 이끌어줄 적임자로 판단했다. 장점만 보였다”고 설명했다.

LG가 초보 사령탑을 선택한 것은 올시즌 초보감독들의 돌풍 영향도 무시할 수 없다. LG도 이를 부인하지 않았다. 백 단장은 “올해 삼성 류중일 감독이나 롯데 양승호 감독은 처음 한두 달 시행착오도 겪고 고생도 했지만 역시 초보라도 능력이 있으면 팀이 돌아가더라. 김기태 감독도 초보지만 그럴 만한 능력이 있는 분이라 우리로서는 잘 해낼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LG 17대감독 김기태는?

생년월일=1969년 5월 23일
출신교=광주서림초∼충장중∼광주제일고∼인하대
키·몸무게=180cm·85kg
혈액형=O형
프로경력=쌍방울(91∼98년)∼삼성(99∼01년)∼SK(02∼05년)
통산성적=1554경기, 타율 0.294(4975타수 1465안타), 249홈런, 923타점
지도자경력=한신 지도자 연수∼SK 코치(06년)∼요미우리 코치(07∼09년)∼LG 2군 감독 및 수석코치(10∼11년)
수상경력=타격왕 1회(97년), 홈런왕 1회(94년), 장타율왕 2회(94, 97년), 출루율왕 2회(92, 97년), 골든글러브 지명타자 부문 4회(92∼94년, 04년)

이재국 기자 keystone@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eystone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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