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S리포트] 이만수 감독의 황홀한 귀향

입력 2011-10-26 07:00:00
카카오톡 공유하기
프린트
공유하기 닫기

“야! 만수 형님 대구에 왔다”

대구팬들은 ‘너무나도 당연히’ 한국시리즈(KS)에서 삼성을 응원했다. 그러나 SK와의 KS에서 삼성을 응원한 데에는 한 가지 이유가 더 담겨 있었다. 삼성이 SK 투수들을 더 두들겨서 점수를 내야 투수교체가 이뤄지고, 그래야 SK 이만수 감독대행이 필드로 나오는 장면을 볼 수 있기 때문이다. 4회말 삼성 신명철의 2타점 적시타로 점수가 나자 삼성 관중석에서는 환호, 연호와 함께, “됐다, 이제 만수 형님 나와라”라는 함성도 들렸다.

25일 KS 1차전에 앞서 선수 소개 때에도 이 대행의 이름이 불릴 때에는 어느 삼성 선수보다 더 박수와 환호가 컸다. 심지어 대구구장 1루 관중석 상단에는 ‘헐크 만수’라는 현수막까지 걸렸다. 이 대행의 모교인 대구상고 50회 3학년3반 동문들이 단체 응원전에 나선 것이다. 아마 생애 최초로 대구구장에서 방문 팀을 응원하는 경험일 터이다. 하루 앞서 24일 미디어데이 장에서도 ‘진풍경’은 잇달아 연출됐는데 행사가 끝난 뒤 휠체어를 타고 등장한 장애우 팬이 류중일 삼성 감독이 아닌 이 대행에게 사진촬영을 부탁한 것이었다. 삼성 점퍼에 22번(이 대행의 백넘버)을 새기고 꽃다발을 건네준 팬들도 있었다.

SK 수석코치 시절, 이 대행이 대구구장을 방문하자 장미꽃을 던져준 대구팬들이었다. 항의하러 나와도 “이만수! 이만수!”를 연호해준 대구팬들이다. 이 대행 역시 ‘금의환향’이 감개무량했던지 KS 1차전을 앞두고 “와서 좋아요. 여기서 잘 했잖아요?”라고 웃으며 대답했다. TK(대구경북) 팬들에게 가장 행복한 KS 구도다. 누가 이겨도 TK 고교 출신 최초의 우승 감독을 배출하기 때문이다.

대구 | 김영준 기자 gatzb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matsri21



뉴스스탠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