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구종 필요없다” , KIA 윤석민은 왜?

입력 2012-01-16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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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 명품 슬라이더로 MVP…“주무기 집중 더 효과적”
투수 4관왕 그리고 MVP에게 필요한 것은 더 이상의 변신이 아닌 진화, 그리고 발전이다. KIA 윤석민이 15일 2012년 연봉협상을 끝내고 미국 애리조나 전훈캠프로 출발하는 비행기에 산뜻한 마음으로 올랐다. 연봉은 지난해 1억 9000만원에서 100% 인상된 3억 8000만원으로 팀내 투수 역대 최다 인상액이다.

윤석민은 따뜻한 애리조나에서 몸을 만들고 2월 중순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본격적인 기술훈련을 시작한다. 지금까지 매년 새로운 구종을 탐구했지만 이제 “새로운 구종은 필요 없다”고 선언했다. 그게 윤석민의 달라진 모습이다. 지난 시즌 리그에서 가장 무서운 승부구로 재탄생한 슬라이더를 더 위력적으로 만들겠다는 자신감이다.

2012년을 시작하는 윤석민의 마음은 지금까지와 많이 다르다. 그동안 계속 정상을 향해 달리며 좌절도 맛봤고 맘고생에 흔들리기도 했다. 그러나 지난해 마음을 새롭게 했고 다시 출발한다는 각오로 마운드에 올라 국내 최고 투수 중 한명이 됐다.

그리고 이제 정상을 향한 도전보다 더 어렵다는 수성을 위해 공을 던진다. 여기서 선택한 것이 슬라이더에의 집중이다.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지난 시즌 최고 시속 144km(문학구장 스피드건 기준)를 찍었다. 웬만한 투수의 포심패스트볼보다 빠른 공이다. 대부분 고속 슬라이더는 스피드를 위해 꺾이는 각이 줄어든다. 그러나 윤석민의 슬라이더는 마운드를 떠나 포수의 미트에 도달할 때까지 평균 16.04cm(스포츠투아이 투구추적시스템)의 변화를 보였다. 리그 전체 투수의 슬라이더 평균 변화 5.05cm보다 3배 이상 변화가 일어나는 공이다.

윤석민은 “매년 새 구종을 연습했지만 이제 슬라이더에 집중하겠다. 매 경기 가장 위력적인 슬라이더를 던질 수 있도록 스프링캠프에서 열심히 훈련하겠다”고 말했다. 윤석민의 지난해 평균 슬라이더 구속은 137.2km다. 가장 빠를 때와 비교해 6∼7km 차이가 있다. 만약 윤석민이 올해 매 경기 140km 이상 슬라이더를 던진다면 어떤 타자도 쉽게 공략할 수 없는 더 강력해진 리그 에이스가 될 수 있다.

한편 KIA는 15일 윤석민과 함께 이범호과 9500만원 오른 4억9500만원에 재계약했다. 김상훈과 김상현은 각각 동결된 3억2500만원과 3억원을 받게 됐다.

이경호 기자 rush@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rushlk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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