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호 “日공인구에 벌벌 떨 내가 아니다”

'빅보이' 이대호는 일본의 공인구 적응에 대해 자신감을 내비쳤다. 스포츠동아DB

일본 출국 그가 성공을 자신하는 이유

반발력 작은 ‘통일구’ 국내 공과 차이 없어
꾸준한 웨이트·체중 감량으로 몸상태 최상
내일 日캠프지 이동…열도 정복 본격 시동

“일단 부딪혀봐야겠지만 걱정하지 않는다. 크게 무리는 없을 것으로 본다.”

2년간 총액 7억6000만엔(약 105억원)이란 거금을 받고 오릭스에 입단한 ‘빅보이’ 이대호(30)가 29일 오후 4시 새롭게 팀 동료가 된 동향 선배 백차승과 함께 김해국제공항을 통해 일본 오카사로 출국했다. 이대호는 오사카에서 앞으로 살 집에 잠시 머물며 이틀간 개인 짐 등 신변정리를 마친 뒤 31일 캠프지인 오키나와현 미야코지마로 이동해 이튿날부터 시작되는 팀의 공식 스프링캠프를 준비한다.

이대호는 출국에 앞서 “어느 때보다 몸 상태가 좋다. 그동안 꾸준히 땀을 흘려 최고 컨디션으로 일본에 건너가게 된 것에 대해 만족한다. 기분이 좋다”면서 “사이판 훈련에서 의도하지 않았지만 살이 더 빠졌다. 대신 근육과 파워는 더 늘어난 느낌”이라고 밝혔다.

주목할 것은 일본에서 사용하게 될 공인구인 저반발 ‘통일구’에 대한 자신감을 내비친 점. 이대호는 “큰 무리가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일본프로야구는 홈런수를 줄이기 위해 지난해부터 반발력이 눈에 띄게 줄어든 통일구를 공인구로 쓰고 있고, 오릭스만 해도 2011년 팀 홈런수가 76개로 급감하는 등 통일구의 위력은 통계수치로 확인되고 있다. 하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일단 부딪혀봐야겠지만 걱정하지 않는다”고 했다.

이대호는 평소에도 “난 홈런을 치기 위한 스윙을 하지 않는다. 힘이 아니라 정확한 배팅을 하다 잘 맞으면 넘어가는 것일 뿐이다”고 말했다. 이와 같은 연장선상에서 통일구에 대한 자신감을 읽을 수 있다.

사실 한국에서 쓰는 공인구는 일본보다도 메이저리그식 저반발공에 더 가깝다. 일본프로야구가 지난해 반발력을 부쩍 낮춘 공인구를 채택했지만, 한국의 공인구 역시 반발력은 그다지 좋지 않다. 최근 오릭스 오카다 아키노부 감독이 일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지난해 연습게임 때 한국 볼을 보니 일본 공보다 오히려 더 나가지 않는다는 느낌을 받았다”며 “이대호는 그런 볼을 가지고 홈런을 만들어내는 선수다. 전혀 걱정하지 않는다”고 말한 것도 그래서다.

이대호는 지난해 이맘때만 해도 오른 발목이 성치 못해 시즌을 제대로 치를 수 있을 것인지에 대한 의구심을 품고 캠프를 시작했다. 그러나 올해는 프로 데뷔 후 최적의 몸 상태로 캠프에 돌입한다. 통일구쯤은 문제가 되지 않을 것이라는 이대호의 자신감은 외적 변수보다 자신의 몸 상태에 대한 확신에서 비롯된 것이다. 오릭스 유니폼을 입고 일본프로야구 정복을 다짐하고 있는 이대호가 이제 본격적인 출발선상에 섰다.

김도헌 기자 dohoney@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kimdohon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