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료 노트북·지갑 훔친 ‘착한’ 박찬호…도대체 왜 그랬을까

입력 2012-01-30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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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호. 스포츠동아DB

그가 도둑으로 둔갑한 사연
박찬호(39·한화)가 연출한 ‘151호 습격사건’이 한화 캠프에 훈훈한 파장을 몰고 왔다.

29일(한국시간) 한화 선수단이 묵고 있는 미국 애리조나주 투산의 더블트리 호텔. 훈련을 마친 선수들이 식당에서 꿀맛 같은 저녁식사를 하는 동안, 신원미상의 남자 두 명이 몰래 151호에 잠입했다.

그리고 책상 위에 놓여 있던 2대의 노트북과 2개의 지갑, 시계를 비롯한 귀중품을 싹쓸이해서 사라졌다. 151호의 주인인 투수 정대훈(27)과 임기영(19)이 화들짝 놀란 것은 당연지사.

다른 선수들에게도 곧 도난 사실이 알려졌고, 각자 방안의 소지품을 살피며 동요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소란은 잠시뿐이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범인’이 훔친 물건을 들고 나타나 자수(?)했기 때문이다. 주동자는 바로 투수 최고참인 박찬호. 그는 룸메이트인 안승민(21)을 설득해 함께 151호에서 노트북과 지갑 등을 꺼내왔다고 털어놨다.

그렇다면 박찬호는 왜 이런 장난을 쳤을까. 그의 뜻은 이랬다. “호텔을 우리만 쓰는 것도 아닌데, 다들 너무 문단속에 신경을 안 쓰는 것 같아서 걱정이 됐다.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 싶었다”는 것이다.

한화 선수단은 호텔 1층 대부분을 사용하고 있다. 또 대부분 친한 동료의 방에 삼삼오오 모여 영화를 함께 보거나 수다를 떤다. 그래서 방문을 굳이 잠그지 않고 돌아다니는 일이 부지기수다. 정대훈과 임기영도 이날 문을 열어놓은 채 식사를 하러 갔고, 이 모습을 본 박찬호가 ‘문단속 캠페인’을 위해 희생양(?)으로 삼은 것이다.

한 선수는 “순간적으로 깜짝 놀랐지만 진상을 알고 모두 폭소를 터뜨렸다”며 웃었고, 또 다른 선수는 “찬호 형의 후배 사랑을 알 수 있는 해프닝이었다”고 귀띔했다.

배영은 기자 yeb@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goodgoe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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