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 인터뷰] NC 나성범 “시즌 목표, 40(홈런)-40(도루)”

입력 2012-02-15 15:39: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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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성범이 15일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열린 넥센과의 연습경기 중 작전코치의 사인을 지켜보고 있다.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동아닷컴]

‘젊은 공룡’ NC 다이노스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유망주는 나성범이다. NC 팬들은 나성범이 팀의 첫 프랜차이즈 스타로 성장할 것으로 확신하고 있다.

아마추어 시절 특급에이스로 활약했던 나성범은 요즘 투수가 아닌 타자로 훈련 중이다. 투수 글러브를 벗어 던지고 배트를 움켜쥔 것. 쉽지 않은 결정이었지만 NC와 나성범은 이승엽(삼성), 이대호(오릭스), 추신수(클리블랜드)와 같은 타자전향의 성공사례가 될 것으로 자신하고 있다.

타자로 돌아선지 100일 조금 지난 나성범은 예상보다 빠른 성장속도를 보이고 있다. 12일(한국시간) 열린 한화 이글스와의 연습경기에서는 대형홈런을 때려내기도.

사실 나성범은 고교시절에도 수준급 타자였다. 진흥고 시절 대부분의 시간을 야수로 활약했고, 타격-스피드-강한 어깨를 갖춘 타자였다. 연세대에서 에이스로 활약하는 동안에도 심심치 않게 날카로운 공격력을 선보였다.

현재 애리조나 투산 전지훈련 캠프에 참여중인 나성범은 정신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다. 타격은 물론 수비와 주루까지 코치들로부터 집중 레슨을 받고 있다. 특히 현역시절 최고의 1번타자로 활약했던 전준호 코치가 1대1로 붙어 자신의 노하우를 전수하고 있다.

NC의 ‘슈퍼 공룡’이 되기 위해 구슬땀을 흘리고 있는 나성범을 애리조나에서 만났다. 지금부터 나성범의 자신감 넘치는 이야기를 들어보자.


<다음은 나성범과의 일문일답>

-애리조나에 온지 약 한 달 정도 됐다. 전지훈련 캠프는 마음에 드나?
: 장기간 미국에 온 것은 처음이다. 전훈지 분위기나 시설 등 모두 마음에 든다.

-하루 일정은 어떻게 되나?
: 오전 9시부터 훈련을 시작한다. 운동장에서 훈련이 끝나는 시간은 오후 3시30분이다. 오후 5시에 저녁식사를 한 뒤 웨이트 트레이닝과 야간 타격훈련을 한다. 밤 10시쯤 모든 훈련이 마무리 된다. 4일 훈련-하루 휴식 일정이다.

-프로에 입단한지 약 반 년이 지났다. 아마추어 때와 프로 생활의 차이점은 무엇인가?
: 우리 팀은 베테랑 선수가 없다. 그러다 보니 어린 선수들이 직접 부딪히며 프로생활에 적응하고 있다. 때문에 아마추어 때와 크게 다르지 않다.

-지난해 프로에 입단한 신인 중 최고 계약금인 3억원을 받았다. 계약금을 받았을 당시의 기분은 어땠으며 그 돈은 어디에 썼는가?
: 계약금을 현금으로 직접 주지 않고 통장으로 입금한 뒤 문자로 알려주더라. 문자를 받고 통장을 확인했는데 큰 금액이 있어 기쁘고 뿌듯했다. 계약금은 아주 잠깐 내게 인사만하고 부모님 통장으로 잽싸게 이사 갔다. (웃으며) 내 통장에서 이사 간 계약금을 다시 보고 싶다.

-NC 다이노스는 신생팀이다. 팀을 대표할만한 스타를 발굴하는 게 시급하다. 프랜차이즈 스타가 될 만한 후보로 나성범과 노성호를 꼽는 사람들이 많다. 부담스럽지 않나?
: 부담을 느끼는 성격이 아니다. 일단 팀을 대표하는 선수로 인정해 주니 감사하다는 생각이 먼저 든다. 또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열심히 하겠다.

-형인 나성용(LG)과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늘 같은 학교를 다녔다. 형제가 어려서부터 함께 야구를 했으니 에피소드도 있을 법한데?
: 운동부는 선후배 규율이 강하다. 기합도 있다. 형이 1년 선배이다 보니 가끔 기합 받을 때 제외되는 특혜를 누린 적이 있다. 어렸을 땐 몰랐는데 나이가 들다보니 동료들에게 미안하고 남자로서 해선 안 될 행동 같아 그때부터 형의 특혜를 거절했다.

-나성범 하면 ‘좌완 강속구 투수’라는 수식어가 가장 먼저 떠오른다. 하지만 프로입단 후 타자로 전향했다. 쉽지 않은 결정이었을 텐데 이에 대한 아쉬움은 없는가?
: 아쉬움이 없다면 거짓말이다. 어려서부터 형과 한국프로야구 최초로 형제 배터리가 되는 것을 꿈꿨다. 이젠 그 꿈이 사라져 아쉽다. 처음에는 타자 전향이 많이 어색하고 힘들었다. 특히 투수들이 훈련하는 것을 보면 ‘나도 저기에 있어야 하는데’하는 미련이 생겼다. 하지만 이왕 타자로 전향했으니 좋은 성적을 거둬 투수에 대한 미련과 아쉬움을 달래겠다.

-투수와 야수의 역할은 분명 다르다. 두 역할을 모두 경험한 본인이 보기에 가장 큰 차이점은 무엇인가?
: 투수를 할 때는 몰랐는데 야수가 되어 보니 투수보다 할 일이 더 많더라. 수비도 해야 하고 타격도 해야 한다. 벤치에서는 동료들의 플레이를 보며 파이팅도 넣어줘야 한다. 야수들이 투수에 비해 할 일이 더 많다.

NC 다이노스의 나성법이 15일 애리조나 서프라이즈에서 열린 넥센과의 연습경기에서 힘찬 스윙을 하고 있다.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투수로 많은 타자들을 상대하며 해왔던 볼 배합이나 타자와의 수 싸움 등이 본인이 타자로 활약하는데 도움이 되나?
: 아직은 아니다. 지금은 실전 경기경험이 많지 않아 투수로 활약할 때의 경험이 크게 도움이 되진 않는다. 하지만 경기경험이 많아지고 타자로 익숙해지면 도움이 될 것 같다.

-타자로서 어떤 공에 자신 있으며 어떤 공에 약한가?
: 타자로 전향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아직까진 어떤 공에 약하고 강하다고 말할 수 있는 단계가 아닌 것 같다. 앞으로 배우고 연습할 게 많다.

-추신수, 이대호 등 투수에서 타자로 전향해 성공한 이들이 많다. 자신의 롤 모델로 삼는 선수가 있는가?
: 지금은 추신수 선배를 롤 모델로 삼고 있지만 앞으로 추신수 선배를 능가하는 공수주 3박자를 갖춘 선수가 되고 싶다.

-2군 퓨처스리그가 4월에 개막한다. 올 시즌 본인이 정해놓은 목표가 있다면?
: 친한 형이 내 스마트폰에 ‘40/40’이라는 문구를 적어주더라. 처음엔 장난으로 여겼지만 시간이 갈수록 이루고 싶다는 오기가 발동하더라. 꿈과 목표는 크게 잡는 게 좋다고 생각한다. 달성할 수 있는 목표라고 믿고 있고 꼭 도전해 보고 싶다. 지켜봐 달라.

-혹시, 야구 외에 잘하는 특기나 취미는 무엇인가?
: 야구하기를 잘 했다는 생각이 들만큼 다른 건 잘 하는 게 없다

-야구선수를 비롯 운동선수들은 징크스가 많은 걸로 안다. 본인의 징크스는 무엇인가?
: 징크스를 만들기 시작하면 계속 거기에 얽매이기 때문에 징크스를 안 가지려고 한다.

-키도 크고 미남이다. 여성 팬이 많을 것 같은데 여자 친구는 있는지?
: 친구로 지내는 여자는 많다. 하지만 사귀는 여자는 없다.

-그렇다면 이상형은?
: (크게 웃으며) 우선 내 마음에 쏙 들만큼 예뻤으면 좋겠다. 모든 남자의 로망은 미인이 아닐까?

-초등학교 때부터 지금까지 평생 야구만 했다. 나성범에게 야구란 어떤 의미인가?
: 야구를 위해 하루를 시작하고 내일 또 다른 야구를 하기 위해 오늘 하루를 마감할 만큼 야구는 내 인생의 모든 것이라 할 수 있다.

-끝으로 NC를 응원하는 모든 팬들에게 한 마디 해 달라.
: 창원을 연고로 한 우리 NC는 롯데라는 명문 구단과 경쟁을 해야 한다. 신생구단답게 늘 패기 넘치는 경기로 팬들을 사로잡아 부산-경남을 대표하는 구단으로 성장할 것이다. 많은 팬들이 야구장에 직접 오셔서 응원해 주면 좋겠다. 나도 그렇지만 모든 야구선수들은 팬들의 사랑이 있어야만 존재할 수 있다. 팬들의 함성이 커질수록 우리의 실력도 자라고 더 좋은 플레이를 펼칠 수 있는 것 같다.

애리조나 | 동아닷컴 이상희 객원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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