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런던 2012]“장미는 스무 살 넘어도 생얼로 다니는 강심장”

입력 2012-08-09 03: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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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격팀, 가장 빨리 귀국, 김장미 등 가족과 재회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김장미(왼쪽)가 8일 인천공항으로 마중 나온 어머니 정향진씨와 밝게 웃으며 공항을 빠져 나오고 있다. 신세대다운 발랄한 언행으로 인기를 모으고있는 김장미는 공항에 몰린 수많은 취재진과 환영인파에 막혀 가장 늦게 대표팀 버스에 올랐다. 인천=김재명 기자 base@donga.com

8일 오후 2시 45분. 인천국제공항 B게이트가 열렸다. 변경수 총감독을 필두로 한 런던 올림픽 사격대표팀이 전체 선수단 중 가장 먼저 금의환향했다. 대표팀은 이번 올림픽에서 금메달 3개, 은메달 2개라는 역대 최고의 성적을 거뒀다.

10m 공기권총과 50m 권총 2관왕인 진종오(33·KT)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때보다 더 축하해주셔서 고맙다. 메달은 모두 소중한 것이니 동메달도 축하해줬으면 좋겠다”고 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선수위원 자리를 염두에 두고 있다는 일부 보도에 대해선 “내가 한 말이 아니라 기자가 유도한 것이다. 그걸 보고 기분이 좋진 않았다”고 밝혔다. 여자 25m 권총 금메달리스트 김장미(20·부산시청)는 “기분은 좋은데 머리를 못 감아서 창피하다. 이제 머리모양 다듬으러 갈 것”이라고 톡톡 튀는 소회를 밝혔다.

김장미의 어머니 정향진 씨(44)는 “마구간에서 인재가 났다”며 기뻐했다. 마구간은 김장미 가족의 애칭이다. 다섯 가족 중 아버지 김상학 씨(46)와 장남 용환 씨(22), 막내딸 사랑 양(10) 등 무려 3명이 말띠이기 때문이다.

정 씨는 “장미는 스무 살이 넘어서도 맨얼굴로 다니는 ‘강심장’이다. 그게 금메달의 비결”이라며 웃었다. 정 씨는 “이전에 딸의 숙소에 가보니 화장품 하나 없고 스킨만 달랑 있더라. 장미가 외모에 신경을 안 썼기에 사격에만 몰입할 수 있었다”고 했다.

하지만 대표팀의 귀국 여부가 7일 저녁에야 확정돼 많은 가족이 공항에 나오진 못했다. 올림픽 2관왕 진종오의 가족도 보이지 않았다. 대한체육회가 메달리스트들을 올림픽 폐막 후 본선수단과 함께 귀국시키려다 이를 뒤늦게 번복했기 때문이다.

정 씨는 “오늘 아침에 동아일보를 보고 장미가 온다는 걸 알았다. 워낙 급하게 나오느라 꽃다발이나 플래카드를 준비하지 못했다”며 아쉬워했다. 50m 소총 3자세 은메달리스트 김종현의 부모는 뒤늦게 귀국 소식을 알았지만 집이 광주여서 서울에 사는 큰아버지 김생수 씨(60)와 큰어머니 안갑순 씨(58)가 대신 마중 나왔다.

대표팀이 버스를 타고 충북 진천선수촌으로 떠나기 전까지 공항에 머문 시간은 불과 15분이었다. 올림픽 전까지 훈련하며 놔둔 짐을 찾으러 갔다. 대표팀은 14일 전체 선수단 귀국 기자회견에 참석한 뒤 16일 청와대 행사에 참석할 예정이다.

인천=조동주 기자 djc@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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