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 김광현은 2011시즌부터 어깨 통증을 앓아왔다. 현재도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 SK는 김광현을 4일 미국으로 보내 정밀진단을 받게 할 계획이다. 검진결과에 따라 어깨 수술의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스포츠동아DB
커브스 팀 닥터 만나 몸 상태 등 자문키로
올해 구속 저하 등 국내서도 우려 목소리
진단 결과 바탕 수술이냐, 재활이냐 결정
내년 시즌 개막전 출전·WBC 참가 불투명
SK 에이스 김광현(24)은 4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왼쪽 어깨 정밀검사를 위해서다. 우선 앨라배마주 재스퍼에 위치한 앤드류 스포츠정형외과에서 진단 받은 뒤 시카고로 건너가 커브스의 팀 닥터 스테판 그리즐로 박사를 만난다. 메이저리그(ML) 선수들의 몸을 점검하는 전문가들에게 어깨 상태에 대한 자문을 구하는 것이다. 최근 SK가 영입한 허재혁 컨디셔닝코치도 김광현과 동행한다. 허 코치는 2008∼2010년 커브스 산하 마이너리그 팀에서 트레이너를 역임했다. 김광현은 이미 올 시즌 직후에도 국내서 어깨 검진을 받았다. 그럼에도 미국까지 다시 날아간다는 상황 자체가 사태의 심각성을 대변한다. 어깨 수술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수술보다는 재활을 택한 2년…만성화된 어깨 부상
김광현의 어깨 문제가 표면화된 것은 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2010시즌 17승(7패)으로 팀을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이끈 그는 2011시즌 초반부터 부진했다. 결국 6월 1군 엔트리에서 제외됐다. 당시부터 어깨가 문제였다. SK와 김광현은 수술과 재활 사이에서 중대 기로에 섰다. 결국 재활을 택했고, 그 해 7월 일본 후쿠오카에 위치한 베이스볼 클리닉으로 건너가 트레이닝 프로그램을 소화했다. SK는 김광현의 투구 메커니즘 자체가 어깨 부상의 가능성을 내재하고 있다고 파악했다. 그래서 부상 재발 방지를 위한 ‘김광현 개조작업’에도 힘을 쏟았다. 그러나 결과만 놓고 보면, 지난 2년간의 재활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2011∼2012시즌 김광현은 12승(11패)에 그쳤다. 그의 어깨부상은 만성화된 상황. SK 내부에서도 “이제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나올 정도다.
○어깨 수술에 신중한 이유
A팀 트레이닝코치는 “구속을 보면, 투수의 부상 정도를 알 수 있다”고 말한다. 올해 9월 7일 광주 KIA전(2.1이닝 7실점)에서 김광현의 직구 가운데는 구속이 시속 140km을 찍지 못한 것도 있었다. 그 때부터 전문가들은 “어깨 상태가 심상치 않은 것 같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최근 국내 검진에서도 김광현은 “어깨 상태가 좋지 않다”는 소견을 들었다. 그러나 수술은 신중할 수밖에 없다. 팔꿈치와 달리 어깨 수술은 성공 가능성이 낮다. A팀 트레이닝코치는 “팔꿈치는 주로 상하로 움직임이지만, 어깨는 움직이는 메커니즘 자체가 복합적이다. (복귀까지) 재활기간도 길고, 수술 이전의 모습으로 돌아갈 확률도 절반 이하다”고 설명한다. 2006년 어깨 수술 이후 올 시즌 10승 투수로 우뚝 선 윤희상(SK) 역시 “어깨 수술만큼은 절대 권하고 싶지 않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일단 SK와 김광현은 미국에서의 진단 결과를 바탕으로 재활과 수술 중 하나를 택할 예정이다. 현재로선 내년 시즌 개막전 출전도 장담할 수 없는 터라, 내년 3월 제3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참가는 현실적으로 어려울 전망이다.
전영희 기자 setupman@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setupman1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