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동원. 스포츠동아DB

지동원. 스포츠동아DB


K리그 복귀가 끝이 아닌 이유

1. 유럽내 타구단 이적 사실상 불가능
2. 선덜랜드 두번째 이적땐 40% 지분 요구
3. 대표팀 승선·월드컵도 재도약 찬스


‘현실을 직시하자.’

영국 프리미어리그(EPL) 선덜랜드에서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는 지동원(21·사진)이 곱씹어 볼만한 말이다.

선덜랜드는 지동원을 전력 밖 선수로 분류했다. 올 겨울이적시장 때 어떻게든 내보낼 계획이다. 영국 언론들도 앞다퉈 이적 소식을 전하고 있다. 지동원은 유럽 내 임대나 이적을 원하지만 현실은 녹록치가 않다. EPL 소식에 정통한 관계자는 “임대든 이적이든 빅 리그든 중소리그든 유럽 내에서 돈을 주고 지동원을 데려갈 클럽은 없다”고 못 박았다. 유일한 가능성이 무상 임대를 제안했던 독일 아우크스부르크였는데, 이마저도 사실상 물 건너 간 것으로 전해졌다.

지동원 스스로 냉정하게 상황을 살펴볼 때다. 유럽 팀들이 구체적인 임대나 이적을 제안하지 않는 상황에서 무조건 유럽에 남겠다고 고집부리는 것이 능사가 아니다. 최악의 경우 선덜랜드와 계약이 남아 있는 앞으로 1년 반을 허송세월할 수도 있다.

K리그 복귀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지동원의 고향 팀 전남 드래곤즈는 지동원 이적에 대해 선덜랜드와 1차 교감을 이미 나눴다. 아직 양 측이 원하는 이적료에 차이가 있지만 좁혀질 가능성은 충분하다. 또 하나 주목할 점은 선덜랜드가 요구한 옵션조항이다. 선덜랜드는 지동원이 전남에서 다른 구단으로 재이적할 경우 그 이적료의 40%를 달라고 제시했다. 전남을 통해 원하는 이적료를 다 못 받으면 그 후까지 도모하겠다는 뜻. 지동원 이적을 관철시키겠다는 의지가 그만큼 강하다. 선덜랜드는 40% 비율을 낮출 의향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경우 전남과 선덜랜드의 이적협상이 급물살을 탈 수 있다.

1년 6개월 후인 2014년 여름 브라질월드컵이 열린다. 런던올림픽에서 동메달을 따낸 지동원에게 월드컵은 꼭 서보고 싶은 ‘꿈의 무대’다. 그러나 지동원이 지금처럼 아예 게임을 못 뛴다면 A대표팀 승선을 장담할 수 없다. 전남에서 다시 부활해 월드컵을 통해 유럽무대에 당당하게 재도전하는 것을 고려할 시점이다. 지동원은 이제 스물 한 살이다. K리그 복귀는 끝이 아닌 새로운 기회이자 시작일 수 있다. 겨울 이적시장이 곧 열린다. 지동원이 어떤 선택을 할지 주목된다.

윤태석 기자 sportic@donga.com 트위터@Bergkamp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