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무원 마라토너’ 가와우치 2시간8분14초로 국제 남자부 4위 기염

입력 2013-03-18 07: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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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무원 마라토너’ 가와우치. 잠실|박화용 기자

자기 기록 1초 단축…모스크바 8위 입상 도전

마라톤 역사상 최초로 올림픽 2연패(1960년 로마대회·1964년 도쿄대회)를 달성한 아베베 비킬라(1932∼1973년·에티오피아)는 황제 근위대 소속의 군인이었다. 2009년 베를린대회와 2011년 대구대회에서 세계육상선수권 마라톤 2연패를 이룬 아벨 키루이(31·케냐)도 현직 경찰관이다.

17일 펼쳐진 2013서울국제마라톤 겸 제84회 동아마라톤에선 또 한명의 멀티잡(multi-job) 마라토너가 화제를 모았다. 주인공은 일본 사이타마현립 가스카베고교의 사무직원인 가와우치 유키(26)다. 고교·대학 시절까지 선수로 활약한 그는 대학 졸업 후 공무원으로 취업하며 동호인으로서 마라톤을 즐겼다. 그러나 동호인 신분으로 출전한 2011년 2월 도쿄마라톤에서 3위(2시간8분37초·일본선수 중 1위)를 차지하는 등 전문 직업선수를 능가하는 실력을 발휘했다. 2011대구세계육상선수권에도 출전하는 등 사실상 현재 일본 최고의 마라토너다. 2002동아마라톤 우승자 후지타 아쓰시(일본)의 뒤를 이을 재목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번 동아마라톤에도 ‘공무원 마라토너’를 취재하기 위해 10여명의 일본 취재진이 한국을 방문했을 정도로 그에 대한 관심은 높다.

가와우치는 17일 2시간8분14초(4위)로 개인최고기록을 1초 단축하며 기대에 부응했다. 2월 벳푸오이타마라톤에서 개인최고기록(2시간8분15초)을 세우며 우승한지 6주 만에 일군 성과였다. 삼성전자 육상단 황규훈(대한육상경기연맹 부회장) 감독은 “보통 마라톤 풀코스를 뛰면 50일(경기 당일 기온 10℃ 내외)에서 3개월(경기 당일 기온 15℃ 내외) 정도 회복기간이 필요한데, 정말 대단하다”며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가와우치는 “2시간7분대 기록을 내지 못해 아쉽다. 2013모스크바세계선수권에서 8위 안에 드는 것이 목표다. 이 스타일을 믿고 있다”며 앞으로도 마라토너와 공무원을 병행할 뜻을 밝혔다.

잠실|전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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