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의 마지막 무대는 어떻게 꾸며졌나?

입력 2014-05-02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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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아. 스포츠동아DB

이기리라, 이기리라…늘 이겨왔던, 이겨야 했던 여왕의 독백

4일 서울 올림픽 체조경기장서 은퇴 무대
마지막 곡 ‘네순도르마’로 피겨 인생 정리

‘아디오스, 그라시아스!(Adios, Gracias!)’

김연아(24)가 그동안 아낌없이 성원을 보내준 팬들에게 작별인사를 건넨다. 5월 4일부터 6일까지 서울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열리는 자신의 은퇴식 ‘삼성 갤럭시★스마트에어컨 올댓스케이트 2014’의 주제도 ‘안녕, 고마워’다.

김연아는 현역선수로서의 마지막 무대 위에 선다. 러시아의 남자피겨스케이팅 스타 알렉세이 야구딘, 카자흐스탄의 남자 피겨선수 한국계 데니스 텐, 2014소치동계올림픽 페어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 타티아나 볼로소자르-막심 트란코프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도 최고의 자리에서 떠나는 김연아를 위해 함께 무대를 빛낸다. 김연아의 뒤를 이을 김해진, 박소연도 선배의 은퇴식에 한 축을 담당한다.

아이스쇼는 1부와 2부로 나눠 총 24개의 무대로 구성된다. 1부는 ‘환희, 겨울왕국의 피겨 축제로의 초대’라는 주제고, 2부는 ‘작별, 그리고 새로운 시작,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작별인사’다.

프로그램의 하이라이트는 2부 김연아의 갈라프로그램 지아코모 푸치니의 오페라 ‘투란도트’의 ‘공주는 잠 못 이루고(네순도르마·Nessun Dorma)’다. 네순도르마는 1926년 초연된 오페라 ‘투란도트’에 등장하는 아리아로, ‘아무도 잠들지 마라’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김연아는 화려하고 웅장한 멜로디에 맞춰 감성적인 연기를 준비했다. 그녀는 “‘공주는 잠 못 이루고’는 점수를 받기 위한 기술보다는 내 영감에 따라 감정표현을 충분히 하는 안무에 더 집중하고 있다”며 “항상 연기해보고 싶었던 음악 중 하나였다. 나만의 연기로 관객들과 교감하고 싶다”고 말했다.

네순도르마는 ‘이기리라, 이기리라(Vincero, Vincero)’는 가사로 끝을 맺는다. 피겨스케이팅 황무지였던 한국에서 태어나 세계 최정상 자리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난관에 이겨냈고, 최고의 모습으로 안녕을 고하는 피겨여왕의 삶이 그대로 녹아있다. 2013∼2014시즌 프리스케이팅프로그램 ‘아디오스 노니노’가 헤어지는 인사였다면, 네순도르마는 그녀의 찬란했던 피겨인생을 정리하는 곡인 것이다.

아이스쇼 입장권은 세계 여자 싱글 피겨스케이팅 역사에 한 획을 그은 김연아의 마지막 모습을 보고 싶은 팬들로 이미 전 좌석이 매진됐다. 최고의 은퇴식을 위한 준비는 끝났다.

홍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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