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태술·강병현, 두 부산 사나이의 얄궂은 운명

입력 2014-05-19 06:4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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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태술-강병현(오른쪽). 스포츠동아DB

KCC, 김태술 영입하며 강병현 내줘
형제 같은 사이…한솥밥 기회 놓쳐

남자프로농구 자유계약선수(FA)와 원 소속구단의 협상 마감일이었던 15일 발표된 김태술(30)의 이적은 농구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FA 최대어로 평가 받았던 가드 김태술은 KGC와 계약기간 5년, 연봉 6억2000만원에 재계약한 뒤 트레이드를 통해 KCC에 새로 둥지를 틀었다. 김태술 영입에 성공한 KCC는 그 대신 가드 강병현(29)과 포워드 장민국(24)을 KGC에 내줬다.

김태술은 ‘FA 대박’과 함께 본인이 원했던 우승 전력을 갖춘 팀의 유니폼을 입게 돼 표면적으로는 만족할 수 있었다. 그러나 마냥 마음이 편치만은 않았다. 자신의 트레이드 상대가 강병현이었기 때문이다.

부산 동아고 출신의 김태술과 부산 중앙고 출신의 강병현은 농구계에서 친형제만큼이나 가까운 사이로 잘 알려져 있다. 1년 터울인 둘은 연습경기 등 학교간의 잦은 교류를 통해 우정을 키웠고, 각각 연세대와 중앙대로 진학해 엘리트 코스를 밟으며 인연을 이어왔다. 2008년에는 국가대표팀에 나란히 선발돼 한솥밥을 먹었다. 또 지난해 5월 강병현이 자신의 결혼식 사회를 김태술에게 맡겼을 정도로 두 사람의 우정은 두터웠다. 평소에도 자주 연락을 주고받으면서 ‘프로에서도 꼭 한 번 같은 팀에서 손발을 맞추자’는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그러나 두 ‘부산사나이’의 운명은 거짓말처럼 엇갈리고 말았다.

김태술은 이적이 확정된 직후 강병현에게 전화를 걸어 “미안하다”는 뜻을 전했다. 강병현은 18일 “(김)태술이 형과 함께 뛰고 싶었지만, 어쩔 수 없는 상황으로 흘러갔다. 서운하지만 이게 프로 아니겠는가”라며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지욱 기자 stop@donga.com 기자의 다른기사 더보기 트위터 @stopwook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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